세계노동절 맞은 이주노동자들 "노동환경 개선하라"
1일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 집회' 열려
가 -가 +
등록 2016-05-01 15:53
댓글 12개

11.jpg
1일 오후 1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16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개최했다.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제126회 세계노동절을 맞아 외국인노동자들이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은 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진정한 노동3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 퇴직금 국내에서 지급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체류기간 연장 △단속추방 중단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 △계절이주노동자 도입 금지 등을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45‧네팔)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은 강제노동, 장시간노동, 짧은 근로기간 등에 시달리며 사업장에서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2년 한국에 들어와 봉제공장 등에서 근무해 온 우다야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며 "단결권 등을 보장하는 한편 이주노동자들을 부려먹고 다시 내보내는 계절노동자 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리랑카인인 날라끄(34)씨는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한국어로 주장을 밝혔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노동자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거의 10년 동안 한국에서 일했지만 잘못한 게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중한 젊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와달라고 해 왔는데 우리에게 함부로 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의 목소리를 누구라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크메르노동권협회 소속 스레이나(여‧캄보디아)씨는 "많은 사용자들이 숙소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임금을 지나치게 깎고 있다"며 "이런 공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사업장 번경을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탄압을 멈춰라(Stop Crack Down)", "노동권을 쟁취하자(Achieve Labor Right)"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이날 집회는 전국 곳곳에서 재직 중인 이주노조 소속 이주노동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집회는 참가자 발언 이외에도 이주노동자들과 공연단, 시민들이 어울려 즐기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4일 이주노조 설립 1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케이크를 나눠먹기도 했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 합법판결을 받는데 10년이나 걸렸다. 동지여러분이 노조할 권리를 위해 함께 싸웠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노조 설립 11주년을 축하했다.

이주노조는 2005년 설립됐으나 노조설립신고서가 반려돼 법외노조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10년 만에 합법노조로 인정받았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합법노조 신분으로 세계노동절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120만 이주노동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1.jpg
1일 오후 1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16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개최했다.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