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부오영
|
2011-03-31 09:07:55, 조회 : 649 |
 |
부산경륜장 ▽
뭐 하러 마차에 실은 것인가?" "아까 생필품을 살 때 누군가 내다 버리기에 주워 왔습니다. 소금물 부산경륜장 ▽ 에 절어서 그런지 질기기도 일반 줄보다 질기고
길이도 적당해서 가져 왔습니다." 부산경륜장 ▽ "뭣에 쓰려고? 구명삭은 배에나 필요한 것이지 않은가? 이 수레에는 부산경륜장 ▽ 고정해 둘 만한 짐도 없는데." "그냥 감입니다. 가져가면 나중에 반드시 필요할 것 같아서요." 부산경륜장 ▽ 단사유는 웃었다. 부산경륜장 ▽ 그저 단순한 동아줄인 줄 알았는데 구명삭이라는 이름이 있다니. "구명삭이라...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목숨을 구하는 줄이군요." 부산경륜장 ▽ "그렇네. 실제로 뱃사람들은 배에 문제가 생기거나 물에 들어갈 일 부산경륜장 ▽ 이 생기면 구명삭을 허리에 묶고 물에 들어간다네. 물살의 흐름이 거 센 곳이나 파도가 높게 이는 곳에서는 구명삭이 유일한 생명줄이지. 부산경륜장 ▽ 그래서 이름도 구명삭이라네." 부산경륜장 ▽ "그렇군요. 구명삭이라..." 단사유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부산경륜장 ▽ 구명삭
왠지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다. 그는 옆에 놓인 구명삭을 잠 시 만져 보다 말을 몰았다. 부산경륜장 ▽ 단사유 일행을 태운 수레는 천천히 남하했다. 아직 막고여의 몸 상태가 온전치 못했기에 속력을 높일 수가 없었 부산경륜장 ▽ 다. 자칫 막고여의 몸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단사유는 조심스럽게 말을 몰 수밖에 없었다. 부산경륜장 ▽ 홍무규는 막고여의 옆에 팔자 좋게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부산경륜장 ▽ 손에는 조그만 주담자가 들려 있었고
주담자에는 찰랑이는 술이 가득 담겨 있었다. 부산경륜장 ▽ "좋구나
좋은 술에 좋은 경치까지! 내 부러울 게 무엇이 있겠느냐? 부산경륜장 ▽ 흘흘흘!" 홍무규가 주담자에 담긴 술을 입으로 가져가며 연신 너털웃음을 흘 부산경륜장 ▽ 렸다. 이미 그의 코는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마차를 탄 그 순간부터 적지 않은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부산경륜장 ▽ 거지로 태어나서 이보다 더한 호강이 어딨을까? 부산경륜장 ▽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알아서 목적지까지 편하게 데려다 주는 데다 옆에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는 술 단지가 있었다. 그야말로 거지가 부산경륜장 ▽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개 방의 방주가 부럽지 않았다. 부산경륜장 ▽ "흘흘! 방주도 이런 신선 팔자는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이오. 이건 부산경륜장 ▽ 방주를 위해 드는 잔이외다." 홍무규가 십 년 동안 보지 못한 방주를 떠올리며 허공에 주담자를 부산경륜장 ▽ 들어 올렸다. 부산경륜장 ▽ 막고여는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홍무규의 술잔치에 미소를 지었다. 바로 옆에서 지독한 주향이 풍겨 오고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부산경륜장 ▽ 본래 그는 견문이 무척 넓은 사내였다. 표국을 운영해 오면서 수많 은 무인들을 만나 봤다. 그중에는 큰 문파의 주인도 있었고
강호에서 부산경륜장 ▽ 한가락 한다는 무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 홍무규와 같은 인 물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부산경륜장 ▽ 본분이 있다. 부산경륜장 ▽ 무인이라면 무인으로서의 본분이 있고
상인이라면 상인으로서의 본분이 있다. 본분은 그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의였다. 무인이라 부산경륜장 ▽ 면 협을 지킬 본분이
상인이라면 상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를 지킬 본분 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거지도 마찬가지였다. 거지 역시 그들만의 본 부산경륜장 ▽ 분이 있었다. 부산경륜장 ▽ 막고여가 보기에 홍무규는 거지로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다. 그는 부나 물질에 욕심이 없었다. 당장 먹고 마실 음식만 있으면 족하는 사 부산경륜장 ▽ 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의로운 일이 아니라면 하지도 않고
눈길도 주 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부산경륜장 ▽ 거지의 본분에 가장 충실할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무인으로서도 완벽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게는 격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부산경륜장 ▽ 그래도 개방이라는 대문
화산의 산세는 웅장함을 자랑한다. 서악(西岳). 중원천하 오악 중
가장 험한 산으로 정평이 난 대산이다.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니
강인한 기상이 산 전체에 충만하다. 부산경륜장 ▽ 찌르듯 솟아 올린 기암괴석. 깎아지른 듯 뻗어 내린 절벽들. 부산경륜장 ▽ 마치 신비로운 갑주를 지닌 신장(神將)과도 같다. 협곡을 감싸 도는 구름 사이
다시없는 절경으로 스스로의 무용을 드높이는 산이었다. 부산경륜장 ▽ 고래로부터 도교의 성지(聖地)였던 화산이다. 부산경륜장 ▽ 격하고 화려한 위용을 드러내는 암벽들은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지기(地氣)를 뿜어내고 있는 것 같다. 예로부터 화산에 이르려면 오직 그 길은 하나뿐이라 전해진다. 부산경륜장 ▽ 사람이 오르기엔 가파른 산세여서 그렇다. 옥천원 지나 석문에서 시작되는 돌계단은 험하고도 또 험하여 감히 오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범인(凡人)의 접근을 불허하는 산. 부산경륜장 ▽ 화산의 품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마음을 정결히 가지고 구도(求道)하는 심정으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신비로운 기(氣)가 만산(滿山) 기암(奇巖)들에 가득하여 호기를 절로 일으키는 곳. 부산경륜장 ▽ 도문(道門)이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옥녀봉
연화봉
운대봉
낙안봉
조양봉
오봉(五峰)들이 그 강건한 기운을 앞 다투어 발산하고 있으니
도문이 자리 잡지 않았더라면 큰 군벌이나 도적들이 흥성했을 땅이었다. 부산경륜장 ▽ 화산의 도사들은 그와 같은 강건한 기상을 닮았다. 법도가 뚜렷하여 배움의 엄격함을 강조한다. 부산경륜장 ▽ 도사들이란 자고로 수양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법. 그러나 화산의 산 기운은 도사들의 수양을 정신의 수도로만 가두어 두지 않았다. 험악한 산세
그 산을 닮은 빼어난 기상으로 검(劍)에 뜻을 둔 도인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산경륜장 ▽ 화산검파는 그렇게 산의 강요로 탄생했다. 조용히 구도(求道)에 전념하는 도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특질을 지닌 도사들. 부산경륜장 ▽ 넓디 넓은 서악(西嶽)의 셀 수 없는 도량들 중에서
다 같은 화산의 도문들이되 연화봉 측사면 도관들을 따라
검파로서 자리 잡은 문파가 바로 화산검파
화산파다. 무(武)를 추구하는 도인들이 어떤 산중의 도관들보다도 많았던 곳. 부산경륜장 ▽ 각양각색의 무예가 비전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특히 검도(劍道)를 중시했던 것도 화산의 산세가 마치 찌르는 검(劍)의 형상을 지녔기 때문이었을지. 절도와 극기를 먼저 생각하는 검문
화산파다. 부산경륜장 ▽ 무당파와 함께 구파의 수위를 넘본다는 강력함은 그와 같이 굳건한 화산의 성정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었다. 부산경륜장 ▽ 연화봉 산 중턱의 한 도관
취운암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황적색 바위들 사이 사시사철 드리워진 청송은 그 뾰족한 푸른 잎들마저도 바위 색깔처럼 주홍빛일 것만 같다. 부산경륜장 ▽ 깎아지른 절경 아래
일노 일소
두 사람은 이제 화산문인으로서 첫 운기토납을 가르치는 한 사람의 사부와 제자가 되어 있었다. “그래
더 깊이 들이마시고
그래
그렇게.” 부산경륜장 ▽ 어리고도 어린 아이. 느릿느릿 들이마시는 숨과 조심스럽게 뱉어내는 날숨이 귀엽기만 했다. 부산경륜장 ▽ “혀는 입천장에 붙이고. 여기 정수리와 연결 된다고 생각하거라. 머리 꼭대기 말이다.” 초로의 도인이 어린 제자의 백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부산경륜장 ▽ 속눈썹 긴 커다란 눈을 굴리며 사부의 동작
사부의 말 하나하나를 따라가는 아이의 얼굴엔 순수함만이 가득했다. “세상 모든 것들은 기(氣)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유형만물의 비롯됨은 기(氣)에 있으니
스스로의 안에 있는 기(氣)를 느끼는 것이 첫째요
다른 사물 안에 있는 기(氣)를 부산경륜장 ▽ 느끼는 것이 두 번째다. 천지간에 충만한 기(氣)를 끌어 쓰며 음과 양
만재(萬在)의 실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운기(運氣)다.” 선현진인. 부산경륜장 ▽ 달리 무검진인이라 불리는 이. 화산파는 고래로 검(劍)을 숭상하는 검문으로 이름 높은 바
그러나 그와 같은 전통을 거부하며
병기를 불신하고 오직 순수한 내력과 육신의 힘만을 고집하던 장로가 부산경륜장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