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기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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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18:27:06, 조회 : 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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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 №
청풍은
한 순간 경악에 가까운 심정이 되어 두 눈을 크게 떴다. 매한옥
그 옆에 나란히 있어 드러나는 얼굴이 있다. KRA № 어딘지 모르게 우수에 찬 눈빛. 평소와는 다른 얼굴. 그럼에도 완숙에 이르른 미모가 엿보인다. 연선하다. KRA №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 '이럴 수가......' KRA № 청풍은 자신도 모르게 죽립을 쿡 눌러쓰며 저잣 거리 사람들 사이로 몸을 숨겼다. 왠지 얼굴을 보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KRA № 몇 번을 다시 봐도 틀림없는 사저. 연선하라니. 그녀가 여기에 와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청풍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KRA № 눈에 띄지 않도록. 걸음을 빨리하여
도망치기라도 하듯 저잣거리를 벗어났다. KRA № '사저. 대체.......'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왔음을 확인하고서야 생각을 정리할 수가 있었다. 왜 이곳에 나타났는가. 하필 이곳에. KRA № '진정하고
생각하자. 사저. 사저가 아니라
매화검수다. 온 것은 사저만이 아니야. 매한옥
매사형과 함께 왔다는 것은 매화검수의 신분으로 왔다는 뜻이다. 그 이야기는.......' KRA № 청풍의 고개가 석가장 쪽으로 돌아갔다. '청룡검.' KRA № 그 하나밖에 없다. 청룡검이 이 석가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졌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철기맹과 싸움이 한창인 이 때에
매화검수 두 명이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청룡검 이외에는 추측의 여지가 남아있지를 않았다. KRA № '잠깐. 매화검수가 나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지? 청룡검을 찾는 일에. 집법원 정검대가 아니라는 사실. 사방신검의 회수를 공식적으로 행하겠다는 뜻인가?' 집법원 검사가 아니라 매화검사가 나섰다. KRA № 어찌 된 일인가. 문득. 청풍은 그 자신에게 내려졌던 임무에 생각이 닿았다. KRA № '그러고 보면. 나는
임무를 실패한 사람이다. 간과했어. 나는........어떻게 이야기되고 있지? 강호에서?' 정작
다른 것은 찾아 다니면서도 자신에 대한 소문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KRA № 눈을 밝게 하고 귀를 열어두겠다는 것도
허울에 불과했던가. 청풍은 곧바로 객잔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차(茶) 한 잔을 시킨 다음
점소이를 불렀다. KRA №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러는데
혹시
백호검주에 대한 소문 들어본 적이 있나?" "철선녀와 함께 다니던 백호검주 말씀이십니까?" KRA № "철선녀.......그렇네만." "육극신에게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던데요? 철선녀도 함께요. 그 이야기 돈 게 언젠데 아직도 모르세요. 하기사
요즘엔 아무도 안 하는 이야기니까요. KRA № 백호검인가 뭔가 그건 이제 파검존의 수중에 들어갔으니
더 이상 말할 껀덕지가 없습죠." '죽었다.......그렇게 알려졌군.' KRA № 청풍은 허탈감을 느낌과 동시에 머릿 속이 밝아짐을 느꼈다. 청풍이 죽었다라는 말. 얼마든지 그렇게 짐작할 수 있다. KRA № 안휘성을 횡단하며 구화산을 찾는 동안
퍼져나갔다가 관심 밖으로 멀어졌던 소문인 모양이었다. "소식이 좀 늦어서 말이지. 여튼 고맙네." 청풍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점소이가 가져온 차를 입에 대었다. 뜨거움을 느낄 겨를도 없이 들이키며 창 밖
석가장 쪽을 바라 보았다. 거지 하나가 KRA № 분주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문득 드는 생각
청풍이 고개를 저었다. ' 이런.......곳에서 묻다니 성급했다. 사저를 보았기에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었을 것이야. 잘못하면 드러나겠어.' KRA № 찻잔을 내려 놓으며 죽립을 눌러썼다. 어디에서든 음지에서 움직이는 편이 유리하다. 죽었다는 소문
그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자다. 다른 이들이 그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은 움직이는 데 있어 굉장한 KRA № 장점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어쩌면.......아니다. 틀림 없다. 개방에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죽었다고 소문이 퍼졌대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통 사람들에게야. 그 정도를 몰라서야 강호 제일의 KRA № 정보력을 자랑하는 개방이라 할 수 없겠지
될 뿐더러
그것을 펼치기 위한 충분한 KRA № 부적도 없는 상황이지요. 지금 받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귀장낭인이 주작검을 쓸 수 있었던 까닭. 수수께끼가 풀리고 있었다. KRA № 남은 것은 하나. 청풍은 남아있는 의문도 마저 풀기로 했다. KRA № “두 가지를 방법을 말했지. 그렇다면 다른 한 가지 방법도 말해 줄 수 있겠소?” 청풍이 주작검을 다룰 수 있는 이유가 술법 때문이 아닌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KRA № 백호검이나 청룡검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그와 같은 신검들을 다루고 있었으면서도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 완벽하게 알고 있지 못한 청풍이다. KRA №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귀장낭인의 대답은 단순하면서도 의외인 것이었다. KRA № “다른 하나는 간단합니다. 내력. 바로 내공이지요.” ‘내공.......?’ KRA № 청풍의 눈에 기광이 스쳐 지나갔다.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색을 눈치 챈 듯
귀장낭인이 입가에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KRA № “술법도 내공도 아니라는 표정이군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와 같은 신병이란 무릇 천명으로 정해진 주인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 조건이 어떤 것이 될지는 KRA № 범인(凡人)들의 역량으로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그 정도로 주작검을 다룬다는 것은 필시 내공이나 술법 정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터
KRA № 저로서도 알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겠지요.” 귀장낭인의 이야기에 청풍이 고개를 끄덕였다. KRA № 어느 정도까지는 알겠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 한 가지. 내공에 관한 것이다. 뭔가 뇌리를 자극하는 것이 남아 있었다. KRA № “내공으로 다룰 수 있다는 말은.......” “말 그대로입니다. 주작검의 힘을 직접 억제할 수 있을 만큼 강대한 공력이 있다면
KRA № 그리고 어떤 것에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확고한 정심(貞心)이 있다면.......그것에 휩쓸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가 있겠지요.” KRA № 청풍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강력한 공력과 완전한 정심! 만검지련자!’ KRA № 그렇다. 그 말이다. KRA № 만검의 사랑을 받는 자. 그런 자라면. 그처럼 강한 자라면
아마도 검이 주는 광기에 휩쓸리지 않을 테다. KRA № 을지백이 만검지련자를 말하면서 이야기 했던 자가 바로 북풍단주 명경일진저
그와 같은 자라면 백호검이나 청룡검을 쥔다 해도 광기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 틀림없었다. KRA № “여하튼
그 검은 일단 받아 두시지요. 게다가 이쪽에는 예상치 못한 수확도 있었으니
구명의 은을 차치하고서라도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아닙니다.” KRA № 예상치 못한 수확. 귀장낭인이 들고 있던 부적을 집어넣으며 품속에서 하나의 길쭉한 물건을 꺼냈다. KRA № 익숙한 물건
바로 녕양 땅에서 맞섰던 물건이었다. “마환필. 냉심마유가 쓰러진 곳에서 챙겨 두었지요. 관군 손에 맡기기엔 아까운 물건이니까요.” KRA № 그 난장판 속에서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있었던가. 주작검과 마환필. KRA № 각각 새로운 주인들을 찾아가는 기병들이다. 그 힘을 진정으로 뽐낼 수 있는 손을 향하여. KRA № 강호에 남겨질 이름이 되는 필연이자
무림에서 벌어지는 인연의 법칙이 거기에 있었다. “들려오는 이야기가 만만치 않던데.” 걸신(乞神) 개방 용두방주의 늙은 등은 작았다. KRA № 구주 사해를 위진 시키는 명성에 비하자면 초라하게까지 느껴질 만큼 작은 체구다. 촌로(村老)와 같이 소탈한 기운
하지만 용두방주는 장현걸을 돌아보지 않았다. 시선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KRA №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지만
자꾸만 좁혀오니 사면초가라. 곤란하기도 곤란하겠어.” 흔적도 없이 고아로 떠돌던 장현걸에게 성을 주고 이름을 주신 분이셨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장현걸로서는 차라리 그렇게 못난 제자를 보지 않는 KRA № 사부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면목이 없다는 말이란 바로 이런 때를 위하여 있는 것. 장현걸은 고개를 푹 떨굴 수밖에 없었다. “밀농사로 생계를 이어
라고 하는 소리다. 제갈화운도 당연히 그 소리 를 들었다. KRA № '젠장. 남궁서천 저 자식은 주가장이 우리 제갈세가보다 나은 것도 아닌데 왜 저딴 소리를 해서 분위기를 깨는 거야? 그냥 내가 해결한 거로 해주면 좋잖아.' KRA № 어쨌든 이미 사람들이 남궁서천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제 갈화운은 사람들이 의심하기 전에 재빨리 손을 들어 주유성 KRA № 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러분의 칭찬은 감당하기 힘드오. 이건 나 혼자 해결한 일도 아닌걸. 저기 저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리 나라도 해 KRA № 결하는 데 시간이 약간 걸렸을 일이오. 저자 덕분에 일의 해 결이 조금 빨라졌소. 고마운 일이지." KRA № 사람들이 그의 말에 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도 도움이 됐지." "하지만 마지막에 범인을 찾은 것은 제갈 형이란 말이야." KRA № 사람들의 반응에 됐다 싶은 제갈화운이 주유성을 보고 말 했다. KRA № "수고했다. 내가 네 공을 치하하마. 그 납품업자는 반드시 잡아다 치도곤을 칠 테니 걱정 마라." KRA № 제갈화운의 말에 주유성이 눈썹을 찌푸렸다. "치하는 무슨 얼어 죽을 치하. 당신이 도대체 무슨 해결을 했다고 난리야?" KRA № 반말에는 반말이다. 화기애애하던 식당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KRA № 제갈화운은 주유성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새끼. 황궁 학사들하고 논다더니 바보는 아니구나. 내 가 지 공을 빼앗은 게 불만이다 그거지? 하지만 너는 실수했 KRA № 다. 그렇게 거칠게 나오면 네 공은 확실히 내게 넘어오는 거 야.' KRA № 제갈화운이 주유성에게 호통을 쳤다. "네 이놈! 납품업자가 범인임을 밝혀낸 것이 내가 아니고 누구더냐? 어린놈이 가문을 믿고 이리 방자하게 구니 앞으로 KRA № 커서 뭐가 될지 걱정이구나. 너는 아직 배움이 부족하다. 너 는 멀었다. 한참 멀었어." KRA № 마치 정신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이 철부지를 꾸짖는 듯 한 말투다. 주유성이 얼굴 가득히 비웃음을 지었다. KRA № "죄 없는 납품업자 괴롭혀서 뭐하게? 만만해서?" 제갈화운도 슬슬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KRA № "이놈
죄가 없다니. 상한 고기를 납품한 것이 죄가 아니라 면 뭐가 죄란 말이냐?" "놀고 있네. 설사 납품업자가 상한 고기를 납품했어도 그 KRA № 이유를 밝히고 처벌을 할지 아니면 단순히 손해배상을 받고 말지를 결정해야지." KRA № 제갈화운이 화를 누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요 녀석. 감히 나를 비웃어? 역시 어리군. 이건 건 감정싸 움으로 몰고 가는 자가 진다. 논리와 명분이 이기지. 범인을 KRA № 동정하는 순간 네가 졌다. 넌 이제 끝이다.' 제갈화운은 후기지수들의 자부심을 자극하기로 했다. KRA № "여기는 무림의 평화를 지키는 무림맹이다. 우리가 곧 무 림정의야. 우리에게 상한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것은 중죄다. 무림정의를 크게 손상시키는 일이야. 다시 말하지만 너는 아 KRA № 직 멀었다. 너는 대의가 무엇인지 모른다." 정파 사람에게 대의는 중요하다. 대의라는 말에 자동으로 KRA № 넘어간 일부 후기지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화운이 오 만하게 주유성을 내려다보았다. KRA № 주유성이 제갈화운과 다른 후기지수들을 둘러보았다. 주 유성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얼굴이 몇 보였다. 특히 소녀들이 안절부절못했다. KRA № 주유성이 한숨을 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휴우. 정말 미치겠네.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 아까 내 가 그랬잖아. 납품업자는 죄가 없다고." KRA № 제갈화운도 이제 여유만만이다. "그럼 누가 범인이라는 말이냐?" KRA № 주유성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히 주방장이지 누구야? 아니
썩은 고기가 들어왔는 데 주방장이 그걸 구분 못하는 게 말이 돼? 이렇게 냄새가 진 KRA № 동하는데?" 제갈화운의 얼굴이 굳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 KRA № 지만 그는 이걸 순순히 인정해서는 안 될 사정이 있다. 일단 반대부터 했다. "실수했나보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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