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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본부 ∽

글쓴이

호돈소

2011-04-03 04:05:17, 조회 : 364

경륜본부 ∽

단사유의 손을 잡고 자신의 뺨을 살짝 비볐다. 단단한 그의 느 경륜본부 ∽ 낌이 좋았다. 경륜본부 ∽ 단사유가 어떤 사람인지 떠올랐다. "내가 깜빡했네
오라버니에게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륜본부 ∽ 소호가 혀를 살짝 내밀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남자는 천하의 그 누구보다 강한 남자였다. 전 경륜본부 ∽ 왕이라고 불리는. 경륜본부 ∽ * * * 경륜본부 ∽ 투두둑! 바위가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무너지는 성처럼 조각조각 부서져 바 경륜본부 ∽ 닥에 쌓이는 바위의 잔해들. 그리고 건너편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곳인가?" 경륜본부 ∽ 그는 손으로 몸에 앉은 먼지를 툭툭 털며 주위를 둘러봤다. 경륜본부 ∽ 빛 한 점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어둠
그 속에서 사물을 식별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바위를 뚫고 나타난 남자 경륜본부 ∽ 에게 이 정도의 어둠은 아무런 장애도 될 수 없었다. 경륜본부 ∽ 사물의 윤곽조차 식별할 수 없는 지독한 어둠이었지만 그의 눈은 어 둠 속에 가려진 공간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경륜본부 ∽ 그는 단사유였다. 그가 철무련의 지하에 존재하는 비밀 통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경륜본부 ∽ "이곳을 짓기 위해 꽤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 것 같군." 경륜본부 ∽ 몇 년 동안 폐쇄되어 있던 통로를 지나오면서 그가 제일 많이 본 것 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사람들의 백골이었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경륜본부 ∽ 듯 살점 하나 남아 있지 않은 백골들이 통로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죽어서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사람들
이곳을 비밀리에 짓기 경륜본부 ∽ 위해 동원된 인부들임에 분명했다. 그들은 죽어서도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륜본부 ∽ "자의든 타의든 이 정도 규모의 비밀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 경륜본부 ∽ 난 수의 사람들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아마 이들 말고도 많은 사람들 의 시신이 지하에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경륜본부 ∽ 자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생 경륜본부 ∽ 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상념을 떨쳐 냈다. 이제 부터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만 신경을 집중하는 것이 옳았다. 경륜본부 ∽ "이곳에서 백여 장만 더 가면 된다고 했지." 경륜본부 ∽ 단사유의 머릿속에는 이미 비밀 통로의 도면이 담겨 있었다. 방금 전에 그가 부순 바위가 이곳으로 통하는 최후의 저지선이었다. 통로를 경륜본부 ∽ 막고 있는 바위는 지반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 문에 잘못 건드렸다가는 지반이 통째로 붕괴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륜본부 ∽ 기뢰는 지반에 충격을 주지 않고 고스란히 바위만 붕괴시켰다. 그들은 바위로 통로를 막고 안심을 했겠지만 단사유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몸 경륜본부 ∽ 짓에 불과한 것이다. 경륜본부 ∽ 휘잉! 바위가 뚫리자 이제까지 지하에 묶여 있던 공기가 움직이며 바람이 경륜본부 ∽ 불기 시작했다. 단사유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전방을 향해 걸음을 경륜본부 ∽ 옮겼다. 경륜본부 ∽ 웅웅! 바람은 더욱 거세지며 지하 공간을 울렸다. 그리고 단사유는 눈앞에 경륜본부 ∽ 펼쳐진 지하 공간의 실체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경륜본부 ∽ "대단하군!" 단사유의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경륜본부 ∽ 다른 이들의 눈에는 완전한 어둠으로만 보이겠지만 그의 눈에는 지 하 광장의 실체가 똑똑히 보였다. 경륜본부 ∽ 아름드리 종유석이 바닥과 천장을 연결하고 여기저기에 기하학적인 경륜본부 ∽ 아름다움을 가진 석순이 자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연못이 형성되어 있어 마치 별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일반 사람 경륜본부 ∽ 이라면 절대 구별할 수 없는 풍경
그러나 단사유의 눈에는 이제까지 봐 왔던 그 어떤 광경보다 아름답게 비춰지고 있었다. 경륜본부 ∽

경륜본부 ∽ 단사유에게 달려들던 남궁세가의 고수들이 하얀빛에 휩쓸리며 거친 비명을 토해냈다. 경륜본부 ∽ 사람들의 눈이 멀 정도로 강렬한 빛이 한동안 전장을 휩쓸었다. 남 경륜본부 ∽ 궁세가의 사람들은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 시 후 그들이 눈을 떴을 때 단사유를 향해 덤볐던 이들 중에 제대로 된 경륜본부 ∽ 시신을 남긴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경륜본부 ∽ "흐읍!" 누군가의 입에서 숨이 넘어가는듯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경륜본부 ∽ 바닥 곳곳에 혈구로 변한 시신이 보였다. 마치 거대한 철퇴에 맞은 듯이 철저하게 짓이겨진 시신들이. 경륜본부 ∽ 그 처참한 광경에 다른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경륜본부 ∽ 단사유는 철저하게 그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도저히 회복할 수 없 을 정도로. 경륜본부 ∽ 평소에 남궁세가의 무인들은 자신들이 강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경륜본부 ∽ 하지만 그들은 약자에 불과하다. 진정한 강자 앞에서는 아무리 강자로 위장해도 소용없다. 강자와 맞부딪쳤을 때 남는 것은 오로지 실력뿐. 경륜본부 ∽ 강호에서는 실력만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법이니까. 그렇게 강자와 약자는 또다시 갈리는 것이다. 경륜본부 ∽ 단사유가 오연히 외쳤다. 경륜본부 ∽ "부끄러운 줄 아시오. 그리고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의검천세라는 말 을 쓰지 마시오. 당신들은 그 말을 쓸 자격이 없으니까." 경륜본부 ∽ "크흑!" 경륜본부 ∽ "흑!" 누군가의 입에서 거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륜본부 ∽ 자신들의 존재를 철저히 부인당하는 것. 이제까지 수백 년을 가훈으 로 삼아왔던 단어를 입에 담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들을 아프 경륜본부 ∽ 게 만들었다. 경륜본부 ∽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단사유를 노려봤지만 그것은 허세에 불과했 다. 일 대 수백의 대치였지만 단 한 명의 기세에 수백이 억눌려 있는 경륜본부 ∽ 상태였다. 그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현실이기도 했다. 경륜본부 ∽ 단사유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어두웠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마음이 무거워 경륜본부 ∽ 졌다. 그는 막고여를 업은 채로 걸음을 옮겼다. 경륜본부 ∽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죽일 듯이 그를 노려봤다. 그러나 방금 전처럼 경륜본부 ∽ 감히 그 누구도 그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다시 덤벼들면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경륜본부 ∽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길을 터 주었다. 그러나 경륜본부 ∽ 단사유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했다. 그들의 원독 어린 시선보다 그에게 는 등에 업힌 막고여의 상세가 중요했다. 저들은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경륜본부 ∽ 단사유에게 있어 그들의 가치란 겨우 이 정도였다. 경륜본부 ∽ 남궁세가의 무인들은 이를 악물었다. 분했다. 경륜본부 ∽ 가주가 죽었는데도 단사유에게 덤벼들 힘이 없는 것이 분했다. 단사 유가 왜 남궁세가를 공격했는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경륜본부 ∽ 자신들은 피해를 입었고
가주가 죽었다는 것이다. 경륜본부 ∽ "겨우 그런 자 하나 때문에 남궁세가를 적으로 돌린 것을 반드시 후 회하게 될 것이오." 경륜본부 ∽ 탐스러운 수염을 기른 중년인이 단사유를 향해 처절하게 외쳤다. 그 가 바로 남궁세가의 오장로인 남궁한천이었다. 경륜본부 ∽ 그러나 단사유는 고개를 저었다. 경륜본부 ∽ "당신들에겐 이분이 그저 하찮은 존재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 비친 당신들도 다르지 않소." 경륜본부 ∽ 어차피 세상을 보는 시각 차이다. 경륜본부 ∽ 힘이 있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고
강자가 약자를 지배한다면 단사유 에게 남궁세가는 약자에 불과했다. 그들이 막고여에게 했던 그대로 돌 경륜본부 ∽ 려주는 것뿐이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경륜본부 ∽ 설령 오룡맹과 적이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경륜본부 ∽ "남궁세가는 오늘의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오. 설사 오늘 이 자 리에 있는 이들이 모두 죽을지라도 오늘의 치욕은 잊

변했어......!’ 청풍을 보는 서영령. 경륜본부 ∽ 그녀는 청풍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얼마나 많은 격전을 거쳐 온 것일까. 드러난 상체
전에 없던 흉터가 수두룩했다. 찢기고 짓이겨진 흔적 위로 최근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검흔(劍痕)들까지 남아있었다. 경륜본부 ∽ 주작검을 비껴드는 청풍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그와 너무나도 달랐다. 살벌한 검격에 망설임 없는 살초(殺招). 경륜본부 ∽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웅지(雄志)가 전해지고 있다.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모자라고
어딘지 모르게 감싸 줘야 할 것 같던 청년은 이제 거기에 없다. 청풍은 청풍이되
그녀가 만났던 경륜본부 ∽ 청풍이 아니었다. 스릉. 경륜본부 ∽ 참도회주는 상처를 수습하지 않았다. 가슴을 한번 내려다보고 흑철도를 비껴 쥔다. 경륜본부 ∽ 그가 씹는 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무공만큼은 확실히 대단하구나. 아우가 당한 것도 이해가 된다.” 경륜본부 ∽ 참도회주를 바라보는 청풍이 답답한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살풀이라도 하듯 한 바탕 검을 나누었다. 경륜본부 ∽ 이제는 족했다. 더 이상 살초를 나눌 이유가 없다. 들끓던 살기도
하늘을 찌를 듯한 호승심도 거짓말처럼 가라앉아 버렸다. “그만 두는 것이 좋겠소.” 경륜본부 ∽ 청풍의 목소리는 진중했다. 말 뿐이 아니다. 주작검과 청룡검을 각자의 검집으로 회수해 버렸다. 그것을 본 참도회주의 눈썹이 꿈틀대며 한 껏 위쪽으로 치켜 올라갔다. 경륜본부 ∽ “그것이 무슨 짓이냐!” 싸움의 와중에 무슨 망발이냐는 의미다. 참도회주를 쳐다보던 청풍
청풍의 행동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곧바로 몸을 돌려 참도회주를 등진다. 참도회주의 경륜본부 ∽ 입에서 커다란 호통이 터져 나왔다. “이 놈! 싸움 중에 감히 등을 돌려!” 경륜본부 ∽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얼굴이다. 그러나 달려들지는 않는다. 그것이 바로 상승고수가 지닌 자세다. 경륜본부 ∽ 무기를 회수하고 등을 돌린 상대에게 어찌 달려들 수 있을까. 참도회주는 성질이 급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였지만
무인으로서의 긍지만큼은 넘치도록 갖춘 남자였다. 싸울 의지가 없는 자의 등을 치는 것은 그에게 있어 경륜본부 ∽ 스스로 용납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정 싸우고 싶다면 기다리시오. 오해는 풀고 봐야겠소.” 경륜본부 ∽ “건방진!!” 청풍은 고개를 돌렸다. 경륜본부 ∽ 그래도 손을 쓰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 까닭이다. 확신...... 경륜본부 ∽ 확신이라기보다는 믿는다는 것에 가깝다. 참도회주는 강자다. 그리고 강직하다. 경륜본부 ∽ 그 강직함이 지나쳐 압력으로 비쳐 나올 뿐
결코 악인이 아니었다. 악인인가
아닌가. 경륜본부 ∽ 마주치는 병장기
부딪치는 무공에는 그 주인의 성정이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 살벌하게 살초를 주고받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방의 특성이었을 뿐
그것이 서로의 마음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륜본부 ∽ 경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 순간에 직접 느껴지는 성정이다. 매한옥이 풍부한 강호 경험을 통해 민초들의 마음을 본다면 청풍은 피부에 전해지는 느낌으로 고수들의 심중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경륜본부 ∽ ‘게다가........!’ 강직함도 강직함이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었다. 경륜본부 ∽ 이 사람과는 더 싸울 수 없다. 참도회주에게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흠검단주의 그림자가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도회주는 흠검단주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비슷하다. 경륜본부 ∽ 무공을 섞으면서 느껴버린 흠검단주의 향취. 그 때문에서라도 더 이상 싸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생사를 갈라야 할 적은 더더욱 아니었다. 경륜본부 ∽ “조신량이라 했었지. 당신에게 내 먼저 분명히 말하겠소.” 청풍이 발을 움직이는 곳은 조신량의 앞을 향해서였다. 경륜본부 ∽ 청풍이 등 뒤로 질끈 매어 놓았던 끈 하나를 풀어내며 말했다. “나는 그 분을 해하지 않았소. 내 목숨과 이 검을 걸고 맹세하오.” 경륜본부 ∽ 투둑. 풀어낸 끈으로 검이 지닌 영기(靈氣)가 함께 흐르는 듯 하다. 호풍환우
구름과 바람이 새겨진 검집을 잡아 앞으로 내밀었다. 강의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