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전목영
|
2011-04-06 02:46:48, 조회 : 404 |
 |
토요서울경마 ∀
백검천마는 벌써 한 그루의 노송(老松)을 타고 올라 옆으로 뛰고 있는 중이었다. 굉장한 신법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나무 가지들 사이를 유령처럼 휘돌아 나간다. 뛰쳐나간 제자가 재빨리 나무 위에 올랐지만
이미 백검천마의 종적은 묘연하다. 당황하며 내려 오려하는 제자. 토요서울경마 ∀ 그 때다. ‘돌아온다! 안돼!’ 토요서울경마 ∀ 입으로 뱉어 놓지도 못한 청풍의 경호성 뒤로
죽음의 검날이 짓쳐 들었다. 나무 위에 올라 있는 제자의 팔이 단숨에 날아가고
내리 치는 검격에 가슴이 쫙 갈라진다. 토요서울경마 ∀ 휘청
떨어지는 그의 몸. 아래 쪽 가지 위에 걸려 대롱대롱 매달린다. 갈라진 배로부터 꾸역 꾸역 쏟아지는 내장. 토요서울경마 ∀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또 죽을 놈은 얼마든지 따라오라.” 토요서울경마 ∀ 나무 가지 위
하늘을 날 것처럼 픽 꺼져버리는 백검천마다. 속수무책. 토요서울경마 ∀ 이 보다 그 말이 어울리는 때가 어디 있을까. 순식간에 세 명의 제자를 잃었다. 토요서울경마 ∀ “간다!” 매화검수 하운의 입에서 서릿발 같은 한 마디가 떨어졌다. 토요서울경마 ∀ 앞에서 뛰어드는 철기맹 문도들을 돌파하며
이제 여덟 명 남은 척후조가 달린다.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다면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된 바
갈 데까지 가는 것이었다. 토요서울경마 ∀ “잠깐. 이 소리.” 깊이 들어온 송림. 하운이 일행들을 멈추었다. 토요서울경마 ∀ 채챙! 채채챙! 안 쪽에서부터 병장기 소리가 들려온다. 토요서울경마 ∀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무림맹 무인들은 아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만 아직 일다경은 지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은 그들이 달려 온 방향이 아니라
저 앞이었던 것이다. “다른 무인들은 아니고........교란(攪亂)
교란책인가.” 토요서울경마 ∀ 이 병장기 소리.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 싸움에 의해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자기들끼리 부딪치는 소리였다. 송림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무림맹 무인들을 현혹하기 위한 술수임이 틀림없었다. 토요서울경마 ∀ “머리를 쓰는 군.” 분노가 극에 달했기에 도리어 냉정해진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며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들을 가늠한 그가
모두에게 말했다. 토요서울경마 ∀ “밖에서는 우리들이 흩어졌을 것이라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우리는 그대로 간다. 끝까지 가서
지나온 길을 보여주자. 그 길이 죽음을 향한 것일지라도!” 하운의 말. 토요서울경마 ∀ 청풍의 뇌리에 순간적으로 위화감이 스친다. 화산의 정신. 토요서울경마 ∀ 그것이 옳은 것인지. 이렇게 제자들을 잃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매화검수의 선택은 과연 현명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말아야 하는 것이겠지만
도무지 용납하기 힘들다. 나직한 어조로 말하고는 있어도 이미 분노에 휩싸여 버린 하운이다. 정말 제대로 된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걱정이 앞섰다. 토요서울경마 ∀ 사사삭! 결국은 하운의 뜻대로 나아가는 길이다. 토요서울경마 ∀ 그러나 죽음을 말한 만큼
그 앞은 위험하다. 다시 히끄무레하게 보이는 백검천마의 신형
청풍의 경호성 없이도 모두가 두 눈에 그 모습을 확인했다. 쐐애액! 토요서울경마 ∀ '또.......!' 백검천마. 토요서울경마 ∀ 달려오는 위용이 엄청나다. 여덟 명
화산 제자쯤이야 별 것이 아니라는 듯 일직선으로 짓쳐 온다. 선두에 선 하운의 검을 흘려내고 깊숙이 들어와 세 개의 검을 한꺼번에 튕겨냈다. 토요서울경마 ∀ 쩌정! 채채채챙! 굉장한 속도
강력한 내력이다. 토요서울경마 ∀ 몇 수 위라는 비교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
근접해오는 백검천마가 마침내 청풍의 앞까지 이르렀다. ‘내가 목표인가!’ 토요서울경마 ∀ 본능적으로 금강호보를 밟으며 한 발 옆으로 비껴 섰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검광(劍光). 토요서울경마 ∀ 안 된다. 금강호보만으로 피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토요서울경마 ∀ 가자. 당장이라도 가슴을 갈라버릴 것 같은 검광을 향해 도리어 오른발을 내딛었다. 금강호보에 이어 반자 몸을 낮추고
검집를 튕겨 검신(劍身)을 밀어낸다. 토요서울경마 ∀ ‘발(發)!’ 꽉 잡은 오른손에 자하진기의 내력이 깃들어
한 줄기 백색의 빛살이 되니
그것이야 말로
소리이 긴 했지만 늑대들의 몸속에서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토요서울경마 ∀ 뚜두둑! 크허헝! 토요서울경마 ∀ 깨갱! 늑대들의 처절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늑대들이 땅을 뒹굴며 괴로워 토요서울경마 ∀ 하였다. 토요서울경마 ∀ "헉헉!" 단사유가 힘겹게 눈을 떴다. 토요서울경마 ∀ 늑대들의 가슴뼈가 약간씩 어긋나있는 것이 보였다. 허나 그것만으로 도 늑대들에겐 지옥과도 같은 고통이었으리라. 늑대들은 숨을 헐떡거 토요서울경마 ∀ 리며 단사유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토요서울경마 ∀ 그제야 단사유는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그가 중얼거렸다. 토요서울경마 ∀ "내 몸이 기억하고 있었군." 토요서울경마 ∀ 죽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신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비록 완 전치 않아 늑대들의 숨통을 완벽하게 끊지는 못했으나 자신이 펼친 토요서울경마 ∀ 것은 십지파황의 기법이었다. 그것도 두꺼운 수갑으로 자신의 손을 봉인한 채 실전에서 성공시킨 것이었다. 토요서울경마 ∀ 퍼벅! 토요서울경마 ∀ 단사유의 두 손이 다시 늑대들의 머리에 작렬했다. 그러자 가쁜 숨을 몰아쉬던 늑대들의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토요서울경마 ∀ 어차피 이 상태로 놔두면 괴로워하다 죽을 것이다. 그전에 숨통을 끊 어주는 것이 자비를 베풀어주는 것이었다. 토요서울경마 ∀ 한무백은 동굴을 막아놨던 바위가 힘겹게 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토요서울경마 ∀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단사유가 피투성이가 된 채 밖으로 나왔다. 토요서울경마 ∀ 그가 붉게 변한 얼굴로 히죽 웃으며 말했다. "다녀왔습니다." 토요서울경마 ∀ 털썩! 토요서울경마 ∀ 그 순간 단사유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지독한 부상과 심각한 탈진으 로 쓰러진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한무백은 단사유의 몸을 안아들며 중얼거렸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토요서울경마 ∀ 그로부터 단사유가 겪은 것은 바로 지옥 그 자체였다. 토요서울경마 ∀ 늑대들과 싸운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는 다시 동굴에 갇혔다. 그리고 이번에 들어온 동물은 그야말로 커다란 바윗덩이와도 같은 곰 토요서울경마 ∀ 이었다. 토요서울경마 ∀ 일부러 며칠을 굶긴 듯한 놈은 높이가 일장반이나 되는 거구였다. 놈 의 이마에는 최근에 난 듯한 상처가 흉측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토요서울경마 ∀ 때문에 놈의 신경은 더욱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단사유는 한눈에 한무백이 만든 상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부러 토요서울경마 ∀ 곰의 흉성을 자극하기 위해 예리한 상처를 만든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하하! 아예 날 잡으려고 작정하셨군." 단사유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눈가에 떠오른 긴장까지 숨 토요서울경마 ∀ 길 수는 없었다. 토요서울경마 ∀ "늑대를 잡았으니까 다음은 곰이란 말인가? 그럼 이놈을 잡으면 뭐가 나올지 정말 궁금하군." 토요서울경마 ∀ 다시 단사유의 얼굴에 전의가 떠올랐다. 토요서울경마 ∀ 크워엉! 그 순간 곰의 포효가 동굴을 울렸다. 토요서울경마 ∀ 거대한 곰은 육중한 몸으로 단사유를 향해 돌진해왔다. 두두두! 토요서울경마 ∀ 마치 거대한 바위가 덮쳐오는 듯한 착각이 일정도로 곰에게서 풍기는 위압감은 엄청났다. 토요서울경마 ∀ 단사유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토요서울경마 ∀ 미치도록 무서웠다. 하지만 그래서 웃음이 떠올랐다. 웃음 속에 두려움을 숨기고
웃음에 살기를 심었다. 그것이야말로 한 토요서울경마 ∀ 무백이 원하던 바였다. 토요서울경마 ∀ 단사유는 생사의 간극에서 겨우 살아나왔다. 그는 곰의 발톱에 가슴 뼈가 환히 들여다보일 만큼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곰의 토요서울경마 ∀ 숨통을 끊을 수 있었다. 곰의 목뼈는 보기 흉할 정도로 뒤돌아가 있었다. 토요서울경마 ∀ 비록 한무백처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강도를 조절할 수는 없었지만 토요서울경마 ∀ 처음으로 십지파황의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생명체의 숨통을 단번 에 끊은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이제야 단사유는 천포무장류의 초입에 발을 들여놓았다 할 수 있었 토요서울경마 ∀ 다. 그러나 좋아하기는 일렀다. 그 자신이 걱정했던 대로 곰을 죽인 다음에는 더욱 흉포한 짐승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토요서울경마 ∀
토요서울경마 ∀ 어떻게 잊을까? 그날의 기억을. 토요서울경마 ∀ 아마 앞으로 백 년의 시간이 더 흐르고
몸이 진토가 되어도 결코 잊 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날의 기억이 존재하는 한 단사유 역시 멈추지 토요서울경마 ∀ 않을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십 년 만인가? 그런데 어떻게 살아났지? 내가 실수할 리는 없는데." 괴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토요서울경마 ∀ 이제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단사유처럼 살아나 제 발로 다 시 찾아온 이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토요서울경마 ∀ 궁금했다. 자신의 수법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비밀이 있는 토요서울경마 ∀ 것인지. "아니
살아난 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이곳에 찾아왔지? 내가 이곳에 토요서울경마 ∀ 머물고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토요서울경마 ∀ 괴인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구유채가 세워질 무렵이었다. 그는 사교문을 전면에 내세운 채 자신은 드러내지 않고 배후에서 조종을 해 토요서울경마 ∀ 왔다. 그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고향에서도 아는 사람 이 거의 없는 극비 중의 극비였다. 그러니 단사유가 자신의 존재를 어 토요서울경마 ∀ 떻게 알아차리고 이곳까지 찾아왔는지 궁금할 수밖에. 토요서울경마 ∀ "뜻밖입니까?" "솔직히 그렇다. 나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도 그렇고
이곳까지 찾아 토요서울경마 ∀ 온 것도 그렇고. 오늘 너는 나를 여러모로 놀라게 하고 있다." 토요서울경마 ∀ "후후! 오래 살진 않았지만 그간 세상을 떠돌다 보니 이 말의 의미는 알겠더군요.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고..." 토요서울경마 ∀ 그래서 소호도 만났고
한상아도 만났다. 그리고 이제 괴인을 만났 다. 토요서울경마 ∀ 그동안 괴인의 기억 속에서 단사유는 잊혀져 있었는지 모르지만 단 토요서울경마 ∀ 사유는 달랐다. 비록 치렁치렁한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가 친구인 궁적산을 죽이고
자신을 늑대 밥으로 던져 주었던 남자였다. 토요서울경마 ∀ 그만 아니었다면 궁무애가 공녀로 끌려갈 일도 없었을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괴인이 웃었다. "허허! 세상 정말 좁군. 이곳에서 설마 고려에서 만났던 그 꼬마를 토요서울경마 ∀ 만나게 될 줄이야. 허나 꼬마
너는 잘못 찾아왔다. 어떻게 목숨을 건 졌는지 모르지만 두 번 다시 그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당신이 데려갔던 그 여인... 원의 황실에 데려갔습니까?" 토요서울경마 ∀ "맞다! 그녀는 분명 원의 황실에 보내졌다. 그녀를 호위하는 게 나 의 임무였지." 토요서울경마 ∀ "왜 당신 같은 사람이 그런 임무를 맡았던 겁니까? 아무리 봐도 그 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토요서울경마 ∀ "훗! 나는 자랑스러운 대원(大元)의 무장
당연히 상부의 명령에 복 토요서울경마 ∀ 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비록 임무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명령 이 떨어진 이상 무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토요서울경마 ∀ 고려로의 여행은 나에게도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 아마 나는 고려에 서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토요서울경마 ∀ "그랬던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그 일이 당신 토요서울경마 ∀ 에게는 그저 지나간 날의 추억에 불과했던가?" 단사유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러나 괴인은 개의치 않았다. 토요서울경마 ∀ "나는 무장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산다. 그런 나에게 사소한 감상 따 토요서울경마 ∀ 위는 사치에 불과하다." "그래서 명령에 따라 이곳에 들어온 겁니까?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명 토요서울경마 ∀ 령을 받고 이곳에 있는지 궁금하군요." 토요서울경마 ∀ "크흐흐! 내가 순순히 말할 듯싶으냐?" "뭐
상관없겠죠. 어차피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것을 말할 토요서울경마 ∀ 테니까." "놈! 광오하구나. 겨우 사교문 같은 조무래기를 쓰러트리고 자신을 토요서울경마 ∀ 과대평가하는구나." 토요서울경마 ∀ 괴인의 얼굴에 노기가 떠올랐다. 그러자 주위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 앉았다. 괴인의 감정 변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