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수갑 채워 노상방뇨 시킨 한국"1년 전 이명박 후보와 기념촬영도 했는데"
2008-11-26 21:15 | VIEW :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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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는 지난해 10월 12일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사진 왼쪽 원안)이 마석가구단지를 방문해서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 및 이주노동자들과 기념촬영한 사진으로 달력을 제작했다. 빨간 원안 인물 2명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단속에 의해 추방된 이주노동자들이며, 여성들은 한국인과 결혼한 뒤 가정을 이룬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다. 맨 오른쪽 원안이 지난 12일 단속에 잡혀 추방된 수빈이 아빠인 네팔인 깔끼(31)씨이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

  
지난 12일 대대적인 합동단속에 네팔인 깔끼(31)씨가 추방당하면서, 다음달 첫돌을 앞두고 돌잔치를 준비하고 있던 수빈이는 별안간 아빠와 이별을 하게 되었다. 수빈이 엄마 오은정씨는 깔끼씨가 추방되기 전 인천공항 외국인보호소에서 면회를 다녀오다 버스에서 다쳐 깁스까지 하게되어서 수빈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단속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 남양주시 '샬롬의 집'에서 만난 수빈이는 연신 방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음달 첫 생일을 맞는 수빈이의 얼굴은 해맑았다.

 

수빈이의 아빠 깔끼(31)씨는 네팔인이다. 한국인 엄마와 결혼했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 신분이었다.

 

지난해 10월 12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 마석가구공단을 찾아 다문화 가정 및 이주노동자들과 타운미팅이라는 것을 했을 때, 깔끼씨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그때 이명박 대통령은 불법체류자 사면 문제에 대해 "지금 내가 사면을 해줄 권한은 없지만 권한이 생긴다면 진지하게 인도적 차원에서 생각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든 채 이주노동자들과 기념사진 촬영까지 했다. 함께 사진을 찍은 깔끼씨와 다른 이주노동자들은 사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태극기를 들고 모두 활짝 웃었다.

 

하지만 1년 1개월이 지난 후 대통령의 약속은 지난 12일 '사상 최대 규모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이라는 철퇴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 철퇴는 수빈이의 돌잔치 계획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빠 깔끼씨가 그날 법무부의 무차별 단속에 걸려 잡혀가고 만 것. 그는 인천공항 외국인보호소로 면회를 온 수빈이를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그 길로 추방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빈이 엄마 오은정씨도 남편 면회를 다녀오다 버스에서 굴러 다리를 크게 다쳤다. 11월의 마지막 날, 조금 앞당겨 수빈이의 돌잔치를 하기 위해 식당까지 예약해 놨는데, 한 가정의 단꿈은 그렇게 엉망이 되고 말았다.

 

오씨는 "남편을 붙잡은 단속반에게 내 남편이라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결국 아기 돌잔치도 못 하게 돼 버렸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수빈이네 가족 말고도 4살 딸을 둔 방글라데시인 엄마가 단속에 걸린 A씨 가족도 한국에는 아빠만 남고 엄마와 딸은 추방당했다. 날벼락과도 같은 생이별이었다.

 

  
▲ 이 대통령과의 어긋난 하트? 수빈 아빠의 강제출국 2007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신분으로 남양주외국인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되면 인도적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12일 합동 단속 작전이 벌어졌다.
ⓒ 김호중
이주노동자

 

산산조각난 돌잔치의 꿈... 가족들은 생이별

 

  
마석가구단지내 공장 위에 가건물을 지어 이주노동자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 권우성
마석가구단지

  
15일 저녁 마석가구단지의 한 골목길에 'I WANT GO BACK!' 'I ♡ 대한민국'가 적혀 있다.
ⓒ 권우성
마석가구단지

15일 찾아간 경기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현 정부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의 단속이 휩쓸고 지나간 탓에 인적이 드문 거리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을씨년스러웠다.

 

단속이 벌어진 지 3일이 지났지만 그곳에서는 단속의 공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또 다시 단속반이 들이닥칠까봐 일터에 나가지 못하고 이주노동자 쉼터에 몸을 숨기거나 공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단속에 대비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궜다. 매캐한 화공약품 냄새가 조금 새어나와 이곳의 공장 중 일부가 가동 중인 것을 겨우 알 수 있었다.

 

샬롬의 집에서 만난 방글라데시인 L(26)씨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주노동자 쉼터를 전전하고 있었다. 단속 당일 공장에서 배달 일이 있어 서울에 나갔다가 화를 면했지만 그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그는 "다른 친구들도 단속이 무서워서 지금은 일도 하지 못하고 피해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대통령의 약속에 기대감이 없지 않았는데 선거 때 하고 마는 말이었던 모양"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한국에 온 지 한 달이 안 된 열아홉 살 동생이다. "동생이 잡혀가기라도 하면 한국에 오려고 들인 큰돈을 다 날리게 된다"는 그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인간 사냥", "짐승 취급"이라는 표현들이 거침없이 튀어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공단의 각 입구를 버스와 경찰 병력으로 에워싸고 도망치는 이주노동자를 잡는 등 토끼몰이식 단속을 벌였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단속에는 출입국사무소 대형 버스 1대, 경찰버스 2대, 25인승 버스, 승합차 7대, 승용차 등의 차량이 동원됐다.

 

  
네팔 이주노동자들로 구성된 '에베레스트FC' 소속 선수들 중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5명이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에 잡혔다. 원안 날짜는 단속된 날짜이며,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이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음. <사진제공 양철모>
ⓒ 양철모 제공
이주노동자
  
15일 오후 경기도 마석가구단지의 한 이주노동자 보호시설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을 피해 생활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

 

사장님까지 분노하게 만든 인간사냥

 

단속이 대대적이었던 만큼 현장에서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했고, 이 과정에서 붙잡힌 이주노동자들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가량 진행된 단속을 쭉 지켜봤다는 가구점 직원 김아무개씨는 법무부 단속반의 상식 밖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수갑을 찬 채로 끌려온 외국인 여성 한 명이 용변이 급하다고 하니까 수갑을 채운 채로 단속 차량이 세워져 있는 노변에서 용변을 보게 했다"며 "보다 못한 다른 여성 한 명이 자기 옷을 벗어 가려줬는데, 남자도 아니고 여자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라며 혀를 찼다.

 

  
▲ "속옷 바람의 여성이주자 머리채를 끌고 갔다" 지난 11월 12일 이 곳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경찰과 법무부의 합동 단속 작전이 벌어졌다. 이날 그 현장의 목격자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인권유린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 김호중
이주노동자

16년째 중소 섬유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이아무개씨도 목소리를 높였다. 단속반들은 이 업체의 기숙사를 덮쳐 5명의 노동자를 잡아갔다. 기숙사 방문의 문고리는 뜯겨 나갔고 나무로 된 방문은 단속반의 발길질에 부서졌다.

 

그는 "공장 기숙사 문을 부수고 여자 머리채를, 그것도 남자 단속반들이 잡아끌고 갔다"며 "검은 옷을 입고 공장 안으로 물밀듯 밀고 들어온 단속반 20여 명은 마치 인간사냥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폭력을 동원한 토끼몰이식 단속을 벌여 부상자들이 속출했던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가구단지내 한 공장 기숙사. 이곳에서는 남자 단속반이 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속옷 차림인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갔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단속

 

성공회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의 이정호 신부는 "단속반은 수갑을 채워서 연행할 수 없게 한 법무부 지침을 무시하고, 붙잡은 노동자들을 2인1조로 수갑을 채워 끌고 갔다"며 "게다가 사업장에 진입할 때 사업주 동의를 얻으라는 법원 판결이 있었음에도 이런 절차 없이 공장문을 부수고 난입했다"고 성토했다. 이 신부는 "법무부가 법이 없는 법무(無)부가 됐다"고 씁쓸해 했다.

 

한 업체의 사장도 "수색영장이 있느냐고 항의했지만 단속반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샬롬의 집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에 협조한 23곳의 사업장 가운데 16곳은 사업주들이 단속반의 공장 안 진입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무단으로 침입했다. 또 6곳은 사업주가 부재 중이라는 이유로 역시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단속작전을 벌였고 동의를 해준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 양산한 반인권적 단속... "법무부가 법이 없는 법무(無)부 돼"

 

  
(왼쪽) 단속을 피하던 중 야산 비탈길에서 굴러 오른팔 골절. (오른쪽) 공장 뒷문에서 뛰어 내려 발가락에 금이 가는 부상.
ⓒ 남양주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 제공
이주노동자단속

  
지난 12일 단속과정에서 한 방글라데시인이 공장 2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다 갈비뼈와 허리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한 채 숙소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단속

이런 반인권적·비인간적 단속으로 인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샬롬의 집에서 확인한 것만 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3명은 현재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방글라데시인 K씨는 단속을 피해 공장 뒷문으로 뛰어내리다가 발가락뼈에 금이 가서 마석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카메룬인 한 명은 단속을 피하다 3m 높이의 담과 담이 연결된 도랑 사이로 추락해 오른쪽 발목이 골절됐다.

 

또 다른 방글라데시인 J(42)씨는 2.5m 높이의 난간으로 떨어져 왼쪽 발꿈치에 금이 가고 오른쪽 슬개골이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특히 J씨는 단속 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했지만 병원이 아닌 외국인보호소로 끌려갔고 그 다음날에야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이런 식의 단속을 연말까지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만 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붙잡아 추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적 올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노동자들대로 불안감이 커지고 고용주들은 당장 일손 부족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섬유업체 대표 이아무개씨는 "이런 3D업종에는 아무리 국내 실업률이 높아도 일하러 오지 않는다"며 "일 잘하던 노동자 다 잡아가면 이제 누가 여기서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 때는 불법체류자들에게도 유예기간을 줘서 그동안 사업주도 신규 채용을 준비하게 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출국 준비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아무 계획 없이 몰아붙이고 있다"며 "청와대 앞에서 띠 두르고 단식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불안에 떨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바람은 크지 않다. 법적인 신분의 결함 하나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 달라는 것, 한국 사람들이 피하는 생산 현장에서 묵묵히 노동하고 있는만큼만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추가 단속이 두려워 공장 문을 걸어 잠근 채 일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마석가구단지

 

"우리도 잘못이 있지만... 우리가 일해서 한국도 돈 버는데"

 

한국에 온 지 8년째인 방글라데시인 슈먼(29)씨는 "우리가 나쁜 일 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있다"며 "우리가 일해서 한국 사장님들도 돈을 벌고 근처 상인들도 돈을 벌고 한국도 돈을 벌고 있는 만큼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신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신분만 문제삼지 말고 그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한 것을 인정하는 자세, 그들을 한국의 인적 자원으로 대우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아쉽다"고 말했다.

 

2004년에 한국에 와 마석공단에서만 2년 6개월을 일했다는 네팔인 구름(28)씨는 "일자리를 준 한국은 고마운 곳"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불법체류 문제는 우리도 잘못이 있죠. 정해진 기간만 일하고 돌아가면 되는데 욕심이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하지만 지난번처럼 무시당하고 천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단속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반한 감정밖에 더 생기겠어요? 우리가 한국인은 아니지만 여기서 일하는 동안은 '일하는 사람'으로 대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는 지난해 10월 12일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마석가구단지를 방문해서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 및 이주노동자들과 기념촬영한 사진으로 달력을 제작했다. 이명박 후보와 기념촬영을 한 이주노동자와 촬영은 하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었던 이주노동자들 중에서 여러명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단속에 의해 본국으로 강제추방되었다. 빨간 원안 인물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단속에 의해 추방된 이주노동자들이며, 여성들은 한국인과 결혼한 뒤 가정을 이룬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다.
ⓒ 권우성
이주노동자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후보 시절이었던 지난해 10월 12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타운미팅 '한국의 특별한 며느리들' 행사를 마친 뒤 다문화가정 주부, 이주노동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하트를 만들고 있다.
ⓒ 권우성
이명박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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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8 09:45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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