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못 구해 외국인 노동자 고용"

 
외노협, 외국인 고용 사업체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중소업체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내국인을 구할 수 없거나 인건비가 싸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중소업체 사업주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내국인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항목에 전체의 95.8%가 '매우 그렇다'(66.3%) 또는 '그런 편이다'(29.5%)라고 응답했다.

또 `인건비 때문'이라는 항목에 '매우 그렇다'(22.4%)거나 '그런 편이다'(41%) 등 63.4%가 동의했고, "이직률이 낮아서"라는 항목에도 긍정적 답변(62.2%)이 부정적 답변(37.8%)보다 많았다.

외노협은 이런 조사 결과로 볼 때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일부 지적은 근거가 약하다고 풀이했다.

`일을 많이 시킬 수 있다'는 항목에는 찬성 47.3%, 반대 52.7%였고, `시키는 대로 일을 해서'라는 항목은 찬성 46.2%, 반대 53.8%, 또 `노사분규 염려가 없어서'라는 항목 역시 찬반이 46.9%, 53.1%로 나와 반응이 엇갈렸다.

고용 만료 기한인 3년이 지난 뒤 재고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97.4%가 재고용을 희망했고, 외국인력 쿼터를 늘려야 한다는 설문에도 93.5%가 동조했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과정에서 구인 기간이 길다는 데 91.6%가, 적합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데 87.3%가,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는 데 77.9%가 각각 동의했다.

이영 외노협 사무처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지적은 실수요층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조사를 한 것"이라며 "5년 시한이 된 외국인 노동자를 무조건 돌려보낼 게 아니라 이들이 숙련 인력이 된 점을 생각해 장기적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