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국인 노동자 급증...인권 보호 시스템 구축해야”




울산지역 외국인 노동자들이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울산이주민센터와 울산외국인센터는 3일 울산시 등 행정기관에서 외국인 노동자 대상 상담 및 통‧번역 서비스 시간 조정, 상담 인원 추가 등 현실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광역시 승격 당시 외국인 인구가 3418명에서 2013년 2만2427명으로 연평균 1188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비전문 취업 5431명(24.2%), 방문취업 4838명(21.6%) 등 외국인 인구의 57.5%인 1만2893명이 울산지역 산업현장에서 노동인력으로 거주하고 있다.

노동자의 국적도 다양해져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몽골, 우즈베키스탄,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울산이주민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뿐만 아니라 다양성까지 더해졌다. 민간단체인 울산이주민센터, 울산외국인센터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보호 역할을 하는 것은 예산, 인력 등 한계가 있다”며 “울산지역 외국인 관련 단체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주민센터와 울산외국인센터에 따르면 3‧4차 하청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담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평일 일이 끝난 오후 6시 이후, 주말은 야근‧특근을 주로 하는 토요일을 제외한 일요일이다.   

이에 민원 상담을 하거나 산업재해 등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울산지역 외국인 관련 기관들이 평일 근무시간을 늘리고 일요일에도 상담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외국인센터는 평일(월, 목 휴무)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문을 연다. 울산이주민센터도 일요일에 외국인 노동자 상담 등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글로벌센터, 각 구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외국인주민지원센터 등은 인력, 예산 등의 문제로 근무시간 증가 및 일요일 근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울산시와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이들 기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 5일 운영된다.

이는 이들 기관이 운영하는 사업들이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 등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서비스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 지원도 실시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시간과 센터 운영시간이 맞지 않아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다양해진 외국인 노동자의 국적에 따른 상담 지원 인력도 부족하다.

울산글로벌센터에는 영어, 중국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필리핀어 6개 언어 통‧번역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언어별 근무요일이 다르고 통‧번역사들이 자원봉사자들로만 이뤄져 있다.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들은 사업 진행 방향이 다문화 가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이주 여성이 많은 중국, 베트남 위주의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긴급 사유는 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 관계없이 통‧번역 서비스를 근무시간 외에도 지원하고 있다. 또 통‧번역사가 없는 국가의 경우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국적별 콜센터로 연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울산외국인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부지원은 너무나 부족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예산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의 외국인 관련 센터들도 다문화 가정과 관련된 사업 위주로 진행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적별 콜센터가 있다고는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고 진행하는 상담은 분명 한계가 있다”며 “예산문제로 외국인 노동자 관련 전문 시설을 늘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관련 기관의 근무시간 조정, 인력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