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의 메이데이, “이주노조 설립 10년, 합법화하라”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 이주노조 합법화, 퇴직금 제도 개악 철회 촉구

이주노동자들이 메이데이 집회를 열고 이주노조 합법화, 개악된 퇴직금 수령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또 네팔 지진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26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15 이주노동자 메이데이(노동절) 집회에는 약 200명이 참가해 노동 착취와 법제도적 차별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했다. 세계 노동절인 5월 1일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매년 이주민 공동체와 단체들은 노동절을 앞두고 메이데이 집회를 하고 있다. 집회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 등 많은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 퇴직금제도 개악 철회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및 체류기간 연장 △출입국관리법 개악 저지,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 △이주노조 합법화 △이주노동자 노동3권 보장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 착취, 폭력 중단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저임금 대폭 인상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 중단 등을 요구했다. 또 네팔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해 집회 참가자들은 하루 전 일어난 네팔 지진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국제적인 지원도 호소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메이데이가 125주년이 됐지만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한국의 경제적 필요에 따라 들어온 70만 이주노동자에 대해 정부는 최소한의 임금과 노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그는 또 “출신 국가를 떠나 우리는 하나의 이주노동자로서 조직적으로 나서 정부의 탄압을 이길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악법을 고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한국 정부와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제대로된 인간적인 대우는 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집회에서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각 나라 이주노동자들을 대표하여 이들의 노동권 현실을 고발하고 한국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베트남 출신의 한 이주노동자는 “내 친구는 하루 13시간 씩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한 달에 110만원을 받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이전도 자유롭지 않고 퇴직금도 제대로 받을 수도 없으며 많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불법화해 힘든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또 “한국 사회에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사회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 출신의 인권활동가는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임금조차 받고 있지 않다”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우리는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집회는 경기이주공대위, 민주노총,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이주공동행동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보신각에서 을지로를 거쳐 정동 민주노총까지 행진하고 정리 집회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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