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려던 외국인노동자, 한국·대만으로 발길 돌린다"

임금격차 크게 줄고 3년간 엔저로 일본서 일할 매력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일하려던 아시아 신흥국 출신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이나 대만으로 조용히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한국이나 대만 등이 외국인노동자를 점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외국인 노동력 획득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근무의 매력이었던 급여 등의 대우 차이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 영향도 크다.

일본 외국인노동자는 올해 중에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지만, 일본 정부가 앞으로 외국인노동자를 더욱 많이 수용하려고 방침을 바꾸어도 외국인이 일본을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례로 외국인노동자 가운데 중국인이 70%를 넘는 일본 에히메현의 중소기업단체중앙회는 올해 1월 미얀마 정부와 기능실습생 수용 협정을 맺었다. 중국인보다 인건비가 훨씬 싸기 때문이다.

에히메현에서 최저임금으로 풀타임을 일할 때 월수입은 약 11만엔(약 117만원)인데, 이는 2014년 월수입이 9만엔 정도였던 상하이 등 중국 도시부와 별 차이가 없다. 중국인들이 외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작년 10월 기준으로 기능실습생이나 일본인과 결혼한 사람을 포함해 90만7천896명이었다. 3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기는 했다.

그 가운데 중국인이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가장 많지만 그 비율은 점차 내려가고 있다. 그 대신 중국보다 임금수준이 낮은 베트남이나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신흥국 출신 외국인노동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일본과 다르게 일부 업종에서 단순노동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있는 대만이나 한국에서는 외국인노동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눈에 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실제로 대만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는 2015년말 약 59만명이다. 최근 10년간 80% 정도가 증가했다. 한국은 약 94만명으로 외국인노동자의 규모에서는 일본을 능가한다.

최근 3년여간의 엔화가치 하락도 외국인노동자가 일본에서 일하는 매력을 줄인 요인이다. 올해 1월 환율로 일본의 최저임금은 월 1천60달러(약 120만원)로 한국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노동자 일본어교실 [요코하마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코하마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상대로 작년 11월 열린 일본어교실.

외국인노동자의 일본 체류 기간이 3년으로 짧은 것도 약점이다. 기술을 습득하면 숙련노동자가 될 수 있는 한국이나 최장 12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대만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일본은 현재 외국인 단순노동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봉제공장 등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활용하는 기능실습제도를 업주가 악용하는 사례도 일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잠재성장력 하락을 막기 위해 이민을 받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종합연구소 야마다 히사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해외에서 보았을 때 (일자리의)매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taein@yna.co.kr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