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대교 난간에 매달린 외국인 근로자 4명…각각 자국어로 비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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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르꽝꽝' 철근 쏟아붓는 소리에 나가보니 다리가 시소처럼 기울어
    내려앉은 칠산대교 위에서 근로자 난간 붙잡고 '사투'

    (영광=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기자 = "우지끈…우르꽝꽝. 철근 쏟아붓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다리가 시소처럼 기울고 있더라니까."

    8일 오전 10시 57분께 전남 영광군 염산면 칠산대교 공사 현장에서 다리의 상판 구조물이 주저앉듯 기울었다.

    기울어진 칠산대교 상판 (영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8일 오전 전남 영광군 염산면 칠산대교 공사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기울듯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 중이던 다리는 가운데 교각을 중심으로 일부 상판이 바다 방향으로 기울듯 무너져 내려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던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6.7.8

    사고 지점에서 50여m 떨어진 주택에서 굉음을 듣고 마당으로 뛰어 나온 주민 전모(73)씨의 눈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근로자들은 천천히 시소처럼 기우는 다리 상판 위에서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으려고 난간이나 건축 자재를 붙들고 안간힘을 썼다.

    다리 위 매달린 6명의 근로자중 외국인 근로자가 4명이나 돼 캄보디아어 등 각자 자국어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근로자들이 손아귀 힘으로 버티며 상판 끝자락에까지 미끄러지는 찰라 다리 상판이 해변 바닷물에 처박혔다.

    그 충격에 근로자들은 떨어져 나가 나뒹굴었지만, 비교적 천천히 기운 덕분에 크게 다치지는 않고 하나둘씩 지상으로 내려와 주저앉았다.

    한국인 작업자 김모(46)씨만 쏟아져 내린 건설자재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지상으로 기울어 추락한 다리 상판의 반대쪽에서는 50m 높이로 치솟은 다리 구조물에 주민들이 불안해 했다.

    시소처럼 기운 다리 상판 반대편에는 새로 신설 연장된 국도 77호선을 따라 주택 3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을 앞 칠산바다를 가로질러 사장교를 건설한다는 기대에 벅찼지만, 철근을 드러낸 채 마을 위를 드리운 교량이 마을에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웠다.

    주민들은 한쪽이 들린 교량 상판이 다시 반대편으로 기울거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주택을 덮칠까 봐 가슴을 졸였다.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시공사 관계자는 "기울어진 상판 구조물 내부에는 강연선이 들어있어 붕괴 등 추가 사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시설안전공단 점검을 거쳐 추가붕괴 우려가 있으면 보강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익산청은 전남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 사이의 바다를 잇는 길이 1천820m, 너비 11.5m(2차로) 연륙교 공사를 2012년에 시작했다. 2019년에 완공하는 이 공사의 총 사업비는 1천469억원이다.

    교량 명칭은 다리가 건너는 바다 이름 '칠산바다'를 따 칠산대교로 지어졌고, 사고가 난 부분은 사장교와 육지 국도를 연결하는 접속교 부분이다.

    ㈜대우건설이 시행하는 칠산대교는 현재 47% 공정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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