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英이민자 겨냥한 인종차별 혐오범죄 급증…"폴란드 해충은 필요없다" 분노 폭발

입력 : 2016.06.27 16:17

'브렉시트' 후폭풍이 불고 있는 영국에서 이민자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조선DB

영국에서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물었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이민자를 겨냥한 인종 차별적 혐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6일 오전(현지시각)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에 있는 폴란드사회문화협회(POSK) 건물 입구에 인종 차별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트위터에는 POSK 사무실 건물 외벽과 창문 곳곳에 "집에 돌아가라"고 쓰인 낙서가 발견됐다고 전하는 네티즌들의 메시지가 빗발쳤다.

현재 영국 내에는 폴란드 출신 이민자 약 85만명이 머무르고 있다. 폴란드 이주민은 영국의 전체 외국인 인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폴란드 출신 이민자를 노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비톨트 수브쿠프 주영 폴란드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정치인이자 우리의 친구인 그들이 혐오범죄를 규탄하는 데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캠브리지셔에서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 24일 "EU를 떠나라, 폴란드 해충은 필요 없다"라고 영어와 폴란드어로 적힌 카드가 대량으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어 글로스터에 있는 테스코 슈퍼마켓에는 한 남성이 급습해 "여긴 영국이다. 외국인은 48시간 이내로 꺼져라. 여기서 누가 외국인이냐"라고 소리치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 남성은 계산을 기다리며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스페인? 이탈리아? 루마니아?"라고 국적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 폴란드 여성은 버스에서 내리면서 "짐 싸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또 다른 폴란드 남성은 공항에서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말아라. 우리는 당신같은 사람들을 없애려고 투표를 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는 등 인종차별적 범죄들이 영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이민자 혐오 범죄의 증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영국에 사는 EU 국민도 본국으로 추방될 것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브렉시트 진영은 EU 탈퇴 후 도입할 새로운 이민 시스템이 이미 영국에 거주하는 EU 국적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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