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유학생에 '뿌리산업' 취업비자 완화…주조·금형 등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올해부터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서는 취업비자 발급 요건이 완화된다.

내국인의 제조업 취업 기피로 인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뿌리산업 분야에서 일하려는 유학생이 유학생비자(D2)를 특정활동비자(E7)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를 이달 처음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대상은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 졸업 예정자로서 국내 뿌리산업체 숙련기능공으로 일하길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이다.

뿌리산업이란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주조·금형·용접·표면처리·소성가공·열처리 등 6가지 분야의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꾸려가는 업종을 말한다.


산업부는 오는 13일까지 비자 전환을 위한 기량검증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이달 말 통과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기량검증 통과자에게는 확인서가 주어진다. 이것을 가지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자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뿌리산업 취업 희망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전환은 2014년 시행된 뿌리산업 양성대학 졸업생이 올해 처음 배출되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뿌리산업 양성대학은 계명문화대, 조선대, 조선이공대, 거제대, 군장대, 전주비전대, 아주자동차대, 인하공전 등 8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다. 123명의 외국인 학생이 한국의 뿌리산업과 관련된 이론과 실무를 익히고 있다.

E7 비자는 한국에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 수요가 높지만, 해당 분야의 석사 학위나 5년 이상 근무경력이 있어야 하는 등 발급요건이 까다롭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외국인 116만8천781명 중 E7 비자를 취득한 사람은 1.8%인 2만97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뿌리산업 양성대학 졸업생의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숙련도 그리고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면 비자를 전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를 비전문취업비자(E9)에서 E7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처음 진행했다.

이처럼 뿌리산업 취업 희망자의 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한 것은 해당 분야로 취업하려는 내국인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제조업 인력부족률(부족인원/(현 인원 + 부족인원) ×100)은 2.8%로 2014년 상반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 기피현상이 심해지다 보니 외국인을 고용하는 경우는 점점 늘면서 취업 외국인 96만2천명 중 제조업 종사자는 전체의 45.3%인 43만6천명에 달했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뿌리산업 분야의 외국인 기술인력을 양성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뿌리산업의 심각한 인력난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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