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낮은 임금…'농촌 외국인 노동자' 고단한 삶

[JTBC] 입력 2017-10-0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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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농촌에는 1만 7000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JTBC가 입수한 최근 실태 보고서를 이호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캄보디아 국적 노동자 27살 A씨는 경기도 광주의 한 농가에서 4년 넘게 일했습니다. 

가방에서 꺼낸 구겨진 달력엔 고단한 삶이 빼곡히 기록돼 있습니다. 

[A씨/캄보디아 국적 노동자 : (이달에는 쉬는 말이 없어요. 쉬는 날이 없어. 언제 쉬었어요?) 계속 일했어요.]

A씨는 농지 한복판에 세운 조립식 패널에서 살았습니다.

다른 노동자 3명과 한 방에서 생활하고 화장실과 부엌도 함께 썼습니다.

숙식비를 떼이고 난 뒤 월급은 100만원 정도였습니다. 

[김이찬/지구인의 정류장 : (이건 법적인) 주택이 아니란 말이에요. 사람을 주거시키면 안 되는 것이죠. 원래는… 그런데 주거를 하게 하고 임금에서 30만 원씩을 1인당…]

JTBC가 입수한 고용노동부와 농림부 합동 실태조사 보고서입니다.

하루 10시간 근로를 하는 경우가 응답자의 31%에 달했습니다. 

62%는 월 두 차례밖에 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도 임금은 평균 월 149만 원으로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80%는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7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엔 696명이 이런 처우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장을 이탈했습니다. 

(화면제공 : 지구인의 정류장)
(영상디자인 : 최수진, 영상취재 : 김태헌·김환, 영상편집 : 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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