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착취…월드컵 공사판 이주노동자 148일 연속 노동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오는 2022년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스타디움 건설 공사 등에 투입된 일부 이주노동자들이 무려 148일 연속 쉬지 않고 일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공사 현장 [이타르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컨설팅업체 임팩트(Impactt)는 1만8천500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스타디움 등 건설에 투입돼 일하고 있지만 노동 조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건설 공사 등은 카타르 월드컵 '납품·유산최고위원회'(SCDL·The Supreme Committee for Delivery & Legacy)가 감독하고 있다.

임팩트는 SCDL과 계약을 맺어 연례 노동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19개 월드컵 건설 공사 계약업체 가운데 13개가 과도한 노동을 시켰다.

임팩트는 보고서를 통해 "19개 계약업체 가운데 8개에서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근로시간이 주당 72시간을 초과했고 초과근무 시간이 매일 2시간을 넘겼다"고 말했다.

하루 14시간, 월 402시간 일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 업체는 3명의 이주노동자에게 124일∼148일 연속 하루도 쉬지 않고 노동을 시키기도 했다.

카타르 관련 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주당 근무시간 역시 48시간 이내여야 한다.

하루에 2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면 주당 하루를 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임팩트가 지난해 했던 것과 비슷하다.

임팩트는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이 카타르에 도착하기 전 채용알선 대행사에 지불했던 수수료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SCDL이 결정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희망했던 사안이다.

임팩트는 "이 결정은 전체 근로자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천700명의 이주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되돌려 받는 수수료는 82만4천 달러(8억8천만원 상당)에 달한다.

카타르 정부는 최근 수년간 노동 조건 개선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주가 이주노동자의 거주 비자 발급을 위해 인적 보증을 서도록 해 이직·이사·출국 등을 제한하는 데 악용되는 중동지역 고유의 '카팔라'(kafala) 시스템을 없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카타르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200만 명을 넘고 있다"며 "이들은 광범한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공사 현장 [이타르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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