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아동 4명중 1명 차별 경험…"날 보더니 원숭이흉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난민 적응 실태조사' 결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국내 거주 난민 아동 4명 중 1명은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복지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난민 아동 181명, 부모 118명을 대상으로 '국내 난민 아동 한국사회 적응 실태조사'를 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중 6세 이상 18세 미만 아동 74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7.4%가 '난민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라이베리아 출신의 한 아동은 "지하철에서 어떤 젊은 사람이 갑자기 계속 나를 쳐다보더니 내 앞에 와서 원숭이흉내를 냈다. 너무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 아동은 "한국에서는 외국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다르다. 그런 차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난민 부모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응답자 118명 가운데 42.1%는 지난 1년간 자녀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병원에 가지 못한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6.7%가 치료비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국어를 잘못해서 병원에 못 갔다는 응답도 27.1%나 됐다.

김은정 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난민 영유아·아동이 인종과 국적, 체류자격을 떠나 '아동'으로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인식 개선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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