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곧 이민국가… 이주민 감싸 안아야”

조은아 기자입력 2018-05-11 03:00수정 2018-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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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세계로 가고 한국 오는 다문화시대… 일자리 뺏긴다는 건 잘못된 공포”
윌리엄 래시 스윙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이 10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10년간 헌신한 세계적 이주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반(反)이민 정서는 막연한 공포에서 나옵니다.” 

윌리엄 래시 스윙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84)은 10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이민 혐오’ 현상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와 다르게 생기고, 다른 언어를 쓰거나 종교가 다른 이주자를 두려워하는데 이런 두려움은 이주민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많이 저지르거나 테러리스트일 것이란 잘못된 편견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스윙 총장은 대학 강연과 이민 관련 부처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IOM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발생한 유럽 난민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1951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로 한국을 포함한 169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회원국의 이주민 정책을 장려하고 긴급 구호현장에서 쉼터 등을 지원한다. 2001년 미 국무부에서 은퇴한 스윙 총장은 미 대사를 6번이나 맡은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2008년 10월부터 10년째 IOM을 이끌고 있다. 

스윙 총장은 “반이민 운동과 정책을 내세우는 포퓰리스트에 대응하기 위해 이주민에 대한 편견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반이민정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미등록(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 움직임에 대해 “출입국관리 정책은 각 국가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한 나라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그 나라 언어를 쓰는 아이를 부모의 나라로 보내는 논리는 무엇인가. 청년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머지않아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이민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스윙 총장은 “사실 이주 현상은 이 시대의 메가트렌드가 됐고, 한국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이주자를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는 결혼이주자들이 늘며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고, 이주노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젊은 학생들이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많이 진출해 앞으로 ‘이주노동’이 한국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511/90027010/1#csidxaa55b83bf5f4417bb02a23b10aa3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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