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억눌린 '예멘'의 고통

내전·자연재해·정치불안, 한 세대 아사직전

조준만(jojunman@goodtv.co.kr)

등록일:2018-11-05 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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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내전 중인 예멘의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의 군사적 충돌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와 콜레라까지 기승을 부려 2015년 내전 개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4년째 내전 중인 예멘에 자연재해와 콜레라까지 기승을 부려 2015년 내전 개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지난 10월 15일에는 아흐메드 빈 다그르 총리가 근무 태만으로 해임되는 등 정치적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다그르 총리의 해임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하디 대통령은 "총리가 경제 정책을 형편없이 집행해 오면서 통화가치의 폭락을 초래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4월 내전 이후 예멘 리알화의 가치는 180% 폭락했고 식료품 가격은 평균 68% 폭등했다.
 
내전과 굶주림, 정치적 불안은 예멘인을 기아와 죽음, 난민으로 내몰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예멘 전체 인구 중 절반이 하루 2달러(2,200원)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구호단체의 식료품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78.5%에 이른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관 리즈 그란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예멘 내전이 계속될 경우 3개월 이내에 민간인 1,200만 명에서 1,300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예멘 전체 인구의 약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까지 기아와 군사충돌로 사망한 민간인은 약 1만여 명이며 이 중 어린이가 2,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혹한 내전 상황을 피해 200만 명에 이르는 예멘인들이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러한 난민 중 일부가 올해 6월 제주도를 통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난민 유입이 뜸했던 한국에 이들이 오게 된 것은 예멘 난민을 주로 받아들였던 유럽과 중동이난민 입국 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로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은 총 458명으로 이 중 339명은 최근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 1년간 한국에 머물게 됐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예멘인을 강제 추방할 경우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체류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예멘의 내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예멘인들은 나라 안팎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위클리굿뉴스 11월 4일, 46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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