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민족학교.
▲  고려인 민족학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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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국내로 이주한 '고려인 학생'에 대한 우리말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결과'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등에서 한국으로 이주하는 고려인 학생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대부분 고려인 4~5세대이지만, 우리말이 서투른 탓에 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 때문에 학업을 스스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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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국내 이주가 증가하는 이유는 구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 각국의 민족주의 정책 영향으로 고려인의 지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려인들은 우즈베키스탄 등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모색하게 되었고, 모국인 한국으로까지 이주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한국의 높은 경제 수준으로 인해 취업을 할 기회가 많아 졌다는 점도 이주를 증가시킨 요인이다.

고려인이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소련시기 스탈린이 강력한 민족주의 정책을 펴서 한국어를 거의 사용하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소련과 한국이 이념 문제로 70여 년간 국교가 단절된 상태였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한다.

 "한국사회, 이제 고려인을 이주자가 아닌 귀환자로 받아 들여야"
  
 강제이주 설명을 들으며 숙연해진 학생들
▲  강제이주 설명을 들으며 숙연해진 학생들
ⓒ 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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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의 역사는 조선말기인 1860대 중반기에 시작됐다. 이 때부터 국내에서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를 시작해 정착했다가, 1937년 소련 스탈린의 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 등지로 강제 이주 당했다.

당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은 17만여 명이다. (카자흐스탄에 9만5256명, 우즈베키스탄에 7만6525명) 강제 이주 당한 고려인들의 삶은 땅굴을 파고 엄동설한을 견뎌야 할 정도로 비참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 "매일 곡소리..."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 앞에서 숙연해진 학생들)

경기도교육청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올 한해 이를 기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나눔회(아래 나눔회)'를 지난 19일 오후 수원 'KB인재니움'에서 개최했다. 이날 나눔회에 학생과 교사 250여 명이 참여했다.

나눔회 첫 순서는 안중근과 최재형 독립운동을 그린 뮤지컬 <페치카> 관람이었다. 이어 '평화 관점의 지역 근현대사'와 '역사 탐구와 수업에세이 역사교육' 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고려인에 대해서는 허영훈 안성광덕초등학교 교사가 발표했다.

허영훈 교사는 "이미 많은 고려인이 일시적 이주가 아닌 정주화 양상을 띠고 있다"며 "이제 한국 사회는 이들 고려인을 '이주자'가 아닌 '귀환자'로 받아 들여야 할 때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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