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나눠 여성 신체 사이즈 기재…이주여성을 ‘쉬운 여성’으로 묘사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국제결혼 중개 광고 보니

국제결혼 중개업 광고가 여전히 이주 여성들을 성상품화하고 선입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광고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국제결혼의 ‘로맨틱함’을 강조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국제결혼 중개업 광고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열고 이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담긴 광고 사례를 소개하고 개선점을 발표했다. 센터는 지난 7월 이주여성 1명과 한국인 여성 8명으로 모니터링단을 꾸려 4주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국제결혼 중개업체 홈페이지 100여개와 유튜브 광고 622건을 조사했다.

최근 특징은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모호성이다. 모니터링단은 최근 급증한 유튜브 내 국제결혼 중개업 광고가 브이로그(Vlog·동영상 위주의 블로그) 형식으로 제작돼 광고임을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튜브에서는 중개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한 부부가 자신들의 러브스토리를 공유하는 영상이 다수 발견됐다. 신민재 활동가는 “‘나의 성혼 이야기’와 같은 제목의 광고들은 스토리를 가지고 감성에 소구하며 국제결혼을 미화했다. 쉽고 가볍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체 홈페이지들은 각 국가별 여성들을 카테고리로 나누고, 이들의 특징을 나열했다. 모니터링단은 이 정보가 한국의 자문화 중심주의와 인종주의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대한 법률 제정 이후 여성들을 노골적으로 성상품화하는 광고들은 줄었으나 여전히 많은 업체들이 여성의 신체 사이즈 등 개인 정보를 그대로 기재했다.

광고는 이주 여성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 출신인 한가은 사무국장은 “이주 여성을 ‘쉬운 여성’으로 묘사하는 광고는 선입견을 강화한다”며 “많은 이주 여성들이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눈빛을 받거나 사적인 질문을 받는 등 문제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백소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광고 속 차별·혐오 표현에 대해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사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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