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사건에 대한 노동부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비판한다!

전기장치 고장 인정, 동료 피해노동자 안전한 분리, 철저한 근본대책 마련에 나서라

 

1.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대책위는 사건 초기부터, 속헹씨의 죽음이 한파에 난방이 가동 되지 않은 숙소에 큰 사망원인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건 며칠 전부터 전기가 왔다갔다 하고, 내려간 누전차단기를 노동자들이 계속 올려야만 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난방장치가 실질적으로 작동이 안 된 것이다. 사업주조차 자기 숙소에도 전기가 안들어왔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따라서 이는 산재로 인한 사망사건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2. 그런데 노동부는 경찰이 부검 1차 소견을 간경화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표하자 중대재해 조사는 생략하고 사업장 점검과 동료노동자 면담만 실시하였다. 그러면서 난방장치는 작동하였다고 하고 있고, 동료노동자들에게는 엉뚱하게 계속근무 확인서사인을 받아서 이들이 자의로 이 사업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한다는 증거를 남기고자 했다. 과연 고인의 사인을 개인질병으로만 돌리고, 동료들에게 이런 확인서를 받는게 노동부가 일차적으로 할 일인지 강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조사인력을 투입하여 사망의 진상을 다각도로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고인의 죽음을 접한 동료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다른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로 분리해서 안정과 치유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3. 대책위는 30일에 고인이 일하던 사업장 앞에서 산재사망 추모 및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이어서 포천경찰서와 의정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진상규명과 철저한 대책을 촉구하고 고발장을 지청에 제출하였다. “근로기준법 상 보장되어야 하는 기숙사의 조건에 위반될 뿐 만 아니라 그 자체로 건축법, 농지법상 기준을 모두 위반한 열악한 임시 가건물을 피해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였으며, 이 사건 비닐하우스가 소재한 경기도 포천에 한파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난방이 되지 않는 상태를 방치한 것 등에 대한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였다. 노동부와 경찰은 한 점의 의혹이라도 남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4. 또한 노동부가 발표한 대책에서, 올해부터 신규인력 배정 시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나 조립식패널에 대한 고용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지금도 지속되는 한파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기존의 임시숙소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고인이 2016년에 입국해서 일하며 건강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못하다가 작년에야 직장건보도 아닌 지역가입으로 가입된 것에서도 보듯이 이주노동자의 의료접근권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권, 건강권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 대책위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다.

 

20201231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사건 대책위원회

 

 

<첨부>

 

1222일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활동가와 동료노동자가 나눈 대화 녹취 일부

 

<녹취록 일부>

 

: 그럼 차단기 스위치가 떨어진 적이 있고, 그 차단기 스위치를 올리러 간 사람이 있어요?

노동자: 있어요. 떨어지면 올리고 떨어지면 올리기를 계속 했어요, 밤새도록. 말하자면 그들(고인과 다른 노동자)은 눕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금요일 밤 상황임)

....

 

: . 그러니까 차단기의 스위치가 떨어지면 세 방의 바닥 난방장치가 모두 꺼지는 거죠?

노동자: .

: 사람이 나가서 차단기스위치를 올리고 돌아와야 하는 거죠?

노동자: .

: 그러니까, 그 밤에 그들은 잠들지 않고 앉아서 계속해서 스위치를 올렸다는 거죠?

노동자: 둘이 번갈아서 했어요.

....

: 속헹 방이 전기가 없었던 때는 어떤 날이예요 ?

노동자: 토요일과 일요일

: 그럼 **씨가 체크했어요? **씨가 전기가 차단된 것을 확인했어요?

노동자: 그럼요. **케잉아(속헹의 애칭) 너무 추워요. 전기가 없어요. 끊어져 버렸어요. 나는 나가요. 당신도 내 친구 집에 가요, 여기 있지 말고. 전기가 없으니까...너무 추우니까 있을 수가 없어. ”라고 말했어요.

 

(*출처: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정리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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