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단속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 - 소식

이주노동자 단속 반대 시위현장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18일 저녁 7시 10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지하철 1호선 동대문 역 앞 1번 출구. 예닐곱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종이컵에 담긴 초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손에는 "Stop Crack Down(단속을 멈춰라)"이라고 쓴 팻말을 들었다. 한 명이 어깨에 맨 기타를 치기 시작하자 자신을 '멍구'라고 한 20대 남성은 아프리카 민속 악기인 젬베를 리듬에 맞춰 두드렸다. '쏘냐'라는 20대 여성은 유인물을 행인에게 나눠줬다.


'달래'라고 한 한 여성은 "우리는 모두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 반대를 위해 뭐라도 해보려는 팀(약칭 뭐라도 팀)'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주노동자 단속의 부당함과 이에 반대한다는 뜻에 따라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16절지로 된 유인물 앞뒤에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하라"는 구호와 이주노동자의 인권 침해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글이 한글과 한문, 영문 등 4개 언어로 적혀 있었다.

유인물은 "정부의 이주노동자 전담팀은 한국 사회에 반이주민 정서를 조장하고, 이주민을 범죄자나 하층민으로 묘사해 단속 추방을 정당화하려 한다"면서 "강제 단속 추방이 실시된 이래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생명을 잃거나 폭행을 당했다. 인권침해를 중단시키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30여분 간 '강제추방 반대' 구호가 섞인 노래를 부르고 나서 인근 창신동 일대 골목길을 돌며 홍보 활동을 이어갔다.

마침 동대문역으로 향하던 영국인 조센(29) 씨는 영어로 쓴 구호를 쳐다보고 빙그레 웃으며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한마디 했다. 그는 자신도 11살때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영국으로 이주했다며 "외국인 노동자에게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팻말을 들고 서 있던 20대 여성은 이름을 밝히길 꺼리며 "지금은 우리끼리만 살 수 없고 세계 여러 사람이 섞여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주 노동자의 처지가) 불법이든 합법이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자 이렇게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8시 30분께 창신동의 한 네팔 음식점 앞에 이르자 이날 홍보 활동을 마친다고 밝혔다.

'뭐라도 팀'의 거리 홍보 활동은 지난 4일 명동성당 앞, 6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 11일 서울 동대문 일대에서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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