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받아야 할 사람은 트럼프가 아니라 이주민들이다!

인종주의 · 반이민 정책 강화의 원흉 트럼프 규탄 기자회견

 

Migrants are welcome, not Trump!

press conference denouncing Trump

who strengthen the racism and anti-migrants policies.

 

 

일시: 2019628() 오전 11

장소: 광화문 세월호광장 앞

공동주최: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 단속추방반대! 노동비자 쟁취!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경기이주공대위), 난민과함께공동행동,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date: 2019. 6. 28. 11a.m.

venue: Gwangwhamun square

host: Alliance for Migrants’ Equality and Human Rights, Gyeonggi Alliance for Migrants Rights, With Refugees Joint Action, Joint Committee with Migrants in Korea

 

* 사회: 임준형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

 

* 기자회견 순서

-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

-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

- 기자회견문 낭독

: 김지윤 난민과함께공동행동 소집권자

: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퍼포먼스

<기자회견문>

환대받아야 할 사람은 트럼프가 아니라 이주민들이다.

인종주의 · 반이민 정책 강화의 원흉 트럼프를 규탄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한국에 온다.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는 전세계적인 인종차별의 아이콘이다. 트럼프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반()이민 정책들로 수많은 이주민들을 고통에 빠트려왔다.

며칠 전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익사한 엘살바도르 국적의 두 살배기 딸과 그 아버지의 사진이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 비극은 미국판 쿠르디로 불리며 트럼프의 이주민 정책이 얼마나 야만적인지 보여주었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시행한 무슬림 입국 금지행정명령 대상 7개국은 모두 주요 난민 발생국이다. 2017년 기준 전세계 난민 비중 1위 시리아, 3위 수단, 5위 소말리아가 모두 포함돼 있다. 그 외의 예멘, 이라크, 이란, 리비아도 모두 미국이나 그 동맹국들이 개입해 쑥대밭으로 만들거나 난민 발생에 책임이 있는 나라들이다. 미국 대외정책의 희생자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낙인찍고 무슬림 혐오를 조장한 것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등록 이민자의 아동을 부모로부터 강제로 격리시켜 보호시설로 넘긴 일이 대중적 공분을 샀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의 국경 구금시설에서 과테말라 출신의 7, 8세 아동 2명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저임금 이주노동자 때문에 임금이 낮아지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밀어붙인 바 있다. 경제위기, 미국 기업주들과 지배층의 탐욕이 낳은 실업과 복지부족의 책임을 이주민 탓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지난주에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이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기여한 것이 없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며 법개정을 통한 임금 차별을 추진하겠다는 막말을 해서 큰 파문이 일었다.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 수장이 이런 막말을 매일 같이 쏟아내고 실제 실행에 옮기기까지 하니 그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국경장벽 강화는 단지 미국 내에서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종주의적 극우파를 고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들이 집권하거나 연정을 구성하고, 최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상당한 득표를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주민을 배척하는 인종차별을 부추기며 성장했다.

한국도 여기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제주 예멘 난민 반대 세력이 난민 때문에 유럽이 위기에 빠졌다고 주장했던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 극우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그들은 금세 이주노동자와 전체 이주민을 비난하는 것으로 나아갔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이런 일각의 반이주민 정서를 명분삼아 단속추방 강화, 고용허가제 지속, 난민법 개악 등 인종차별적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명자 수가 고작 수십에서 수백 명에 불과한 반다문화 청와대 청원들을 사례로 제시하며 다문화가족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의 집권은 인종주의를 고무했지만 동시에 그에 맞선 저항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하자마자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들은 이런 반발에 직면해 순탄하게 추진되지 못하거나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지난 64일 트럼프가 영국을 방문하자 런던에서 수만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트럼프는 가는 곳마다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주의 반대, 이민자 연대 운동을 지지하며 그 흐름을 한국에서도 이어갈 것이다.

트럼프는 이주민뿐만 아니라 여성·소수자의 권리도 공격하고 세계 곳곳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환대받아야 할 사람은 이런 트럼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며 기여하고 있는 이주민들이다. 인종주의 확산·강화의 원흉 트럼프를 강력히 규탄한다!

 

 

2019628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발언문1>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이주노동조노동조합 위원장 우다야 라이 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이주민들은 환영하기가 어렵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계속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면서 이주노동자, 이주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종주의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며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을 할 때에도 인종차별을 조장했습니다. 그리고 정부 초기부터 이슬람권 출신 입국을 금지시켜서 커다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민 쿼터를 줄이고, 미등록 이민자에 대한 사면을 거부하고 단속추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수백만 명을 한꺼번에 단속하는 작전을 펼치겠다고 해서 다시금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흑인에 대해 지능이 낮다고 하거나,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가 거지소굴이라고 하는 등 유색인과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선동하여 극우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한 비극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만 명이 국경 구금소에 구금되어 있고, 구금된 아동들은 부모와도 격리된 상태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질병에 시달리고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경통제를 피해 강을 건너던 이민자 아버지와 세살배기 딸이 껴안고 사망한 사진이 보도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인종차별 정책은 혐오 범죄를 증가시켰습니다. 여론 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트럼프가 인종간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합니다. 미국 전 지역에서 인종차별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은 유럽, 남미 등에서도 극우 정치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난민을 반대하고 억압하는 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1야당이라고 하는 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최저임금을 차등지급하자고 얘기했습니다. 도대체 말이 안되는 이주노동자 차별 발언입니다. 한국사회, 한국기업이 필요로 해서 들어와 한국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3D 업종에서 일하며 한국경제를 떠받쳐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런 기여도 없으니 임금을 적게 주자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 같은 사람, 노동자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트럼프 같이 이주민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것이 다른 나라에 퍼져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국제적으로도 연대하고 활동해 나갈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반이민 인종차별 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의 정치권, 기업주들은 이주노동자 차별 중단하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 노동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발언문2>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주민 숫자가 3억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난민은 7천 만명이나 되었습니다. 이주와 난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하나는 자본주의 세계가 불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 집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자본활동의 자유만 보장하고 빈곤과 불평등, 해고와 실업을 세계화시켰습니다. 선진국 중심, 초국적자본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살기 위해 사람들이 나라 밖으로 이주합니다. 두 번째는 서구가 과거 제국주의로 아시아, 아프리카 세계 곳곳을 침략하고 약탈하고 지금도 군사적 분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아프간, 시리아, 남수단, 소말리아, 팔레스타인, 예멘 등 난민들은 대부분 이런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주와 난민의 책임은 대부분 서구와 거대자본, 지배자들이 져야 합니다. 3세계의 피땀눈물 위에 그 부를 쌓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등 중심부 국가에서는 자본주의의 실패를 외부의 적에게 돌리는 극우 포퓰리즘 정치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경제 실패를 중국같은 외부 국가에 떠넘겨 무역전쟁을 하고, 이민자를 적으로 설정해서 반이민 인종주의를 노골적으로 선동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국민전선, 독일을위한대안, 이탈리아 동맹당, 영국 독립당, 스페인 복스 등 각국에서 반이민 반이슬람을 내세워 극우파들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체제의 실패를 가리고 죄없는 이민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틈만 나면 인종차별 발언을 하고,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들에 입국금지를 했고, 이민과 난민 숫자를 줄였으며,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천만이 넘는 미등록 이민자를 쫓아내겠다고 군사작전과도 같은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국경 구금소에는 수만 명이 열악한 상황에 구금되어 있고 아이들은 부모와 강제 격리되어 있으며 더러운 위생상태에 내몰려 질병과 고통으로 인도적 위기상황에 이르러 죽어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하여 해변에 시신이 떠밀려온 아이 아일란 쿠르디처럼 아버지를 꼭 안고 멕시코와 미국 국경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어린 발레리아 같은 끔찍한 비극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종혐오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비극은 과연 누구의 책임입니까? 트럼프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지급하자는 발언이 제1야당 대표 입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그런 법안도 대여섯개가 발의되어 있습니다. 법도 없고 상식도 없습니다. 익산시장은 잡종, 튀기 발언으로 이주민 가슴에 못을 박아대고 있습니다. 난민, 이주노동자, 모든 이주민에 대한 혐오 차별이 위험수위입니다.

트럼프든 유럽 극우든 한국 우파든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이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고 세금을 축내며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왜곡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립니다. 아닙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근로소득세, 지방세, 주민세, 부가가치세 다 냅니다. 작년에만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만 해도 1조원 넘게 냈습니다. 경제기여 무진장 하고 있습니다. 임금의 서너배에 달하는 규모의 경제유발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서 제일 밑에서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이들이 전 세계의 이주노동자들입니다.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이미 농업, 축산업, 어업, 중소영세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조선업 등 돌아가지 않습니다. 문제를 삼으려면 외국 투기자본을 비난하고 규제해야지요. 작년에 외국자본은 1105개 상장사에서 86천억을 배당으로 가져갔습니다. 92년부터 2017년까지 77조원 투자해서 76조원 가져갔다고 합니다. 이런걸 규제해야지 쥐꼬리만도 못하고 최저보다 낮은 이주노동자 임금을 깎자는 것이 놀부보다 더하지 않습니까.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30년 뒤에는 생산연령 인구가 30%나 감소합니다. 이미 노동인구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민자가 없이 생산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계속 이주민을 차별해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반이민, 인종주의, 극우정치는 우리사회와 공동체를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해칩니다. 분열과 증오, 혐오로 체제의 실패를 가릴 수 있을지 몰라도 더 나은 삶과 대안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정부의 인종주의 정치, 국내외 극우세력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자 여성 이민자 사회적 약자들의 더 강한 단결로 고장나고 실패한 체제를 극복해 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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