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avenature.egloos.com/2545898

 

러시아 한국유학생 사망과 인종차별 그리고 반두비
지독한 배제주의, 소수자 폭력-인권침해 난무하는 한국에선?




* 경향신문 / 러 한국유학생 집단폭행 사망...인종범죄 가능성

경향신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교환학생으로 연수 중이던 한국 대학생이 현지 청년 3명에게 흉기 등으로 집단 폭행 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 치료 받던 중 사망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있던 여학생도 이들에게 맞았으나 큰 부상은 아니고, 현지 경찰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용의자들이 금품 등을 강탈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외국인을 겨냥한 인종범죄일 가능성을 염두해 조사하고 있다 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1991년 이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인종혐오 단체들이 생겨나 젊은이의 약 15%가 극우파에 동조하고 있고, 그간 몇차례 한국 유학생이 그들의 표적이 되어왔다 한다.

2007년 2월 한국인 유학생 1명이 집단 구타를 당해 치료를 받다가 한달 뒤 숨졌으며, 지난해 1월에는 단기 언어연수 중이던 한국 여대생이 인화성 물질을 이용한 화상(火傷)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출처 : 경향신문>

위 소식을 접하고 떠오른 것은, 한국에 돈벌러 오거나 국제결혼 등으로 팔려온(?) 러시아 미녀들(그녀들은 추잡한 한국인들의 성매매 대상이었다. 유흥업소에 러시아 미녀를 내세운 찌라시가 넘쳐난 적이 있다. 요즘은 어떤지?)과 국내 소수자 특히 이주노동자의 인권상황이었다. 러시아의 인종차별과 그 범죄가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러시아만큼 한국의 인종차별-인권침해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사대-식민주의에 벗어나지 못해 그런지 마치 대리보복이라도 하듯이.

열심히 '다문화'란 이름으로 외국여성들을 모아놓은 '미수다'란 오락프로로 포장하긴 하지만, 자국민의 인권(자유와 권리)마저 유린하는 국가폭력이 만연한 한국에서 차별-착취 당하는 '표준화 되지 않은' 외국인은 상당하다. 그 선봉에 야만적인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소의 표적단속-강제추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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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 도입 5년,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권은?

일례로 한국정부는 18년간 '자격 없는' 노동자로 한국에서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를 위해 일해온 네팔인 미노드 목탄을 지난 2009년 10월 8일 체포해 10월 23일 강제추방시켰다. 미노드 목탄은 법원의 강제퇴거에 대한 가처분심판도 받지 못했다.

지난 2월 15일 설날 연휴 마지막 날에는 동대문의 한 네팔 레스토랑에 40여명의 손님과 직원들이 1시간 가량 감금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출입국관리소와 경찰은 적법한 절차도 없이 '불법도박현장 단속'이란 황당한 구실로 식당 업주의 동의없이 침입과 인질극을 벌였다. 단속 후 출입국관리소 측은 "마음에 안들면 신고하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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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3주기 되는 날
* 참세상 / 설 연휴 이주노동자 불법단속 논란
* 오마이뉴스 / 빼앗긴 설, 이주노동자에게도 봄은 올까?

한국은 다문화를 가장한 인종차별 사회다.


국가폭력이 만연한 한국의 인종차별-소수자탄압 날로 심각해져

아참 앞서 언급한 '표준적인 인간'이란 이해관계에 의한 근대적 인간상으로 백인-남성-본토박이-건강인-지성인-이성애자-표준어를 쓰는 사람 등을 말한다.(한국인은 백인이 아니다.) 그 외 표준화를 거부하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모두 소수자라 정의할 순 없지만, 다수자는 어떤 표준을 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삼아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이들이라 한다.

숫자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일례로 남아프리카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이 시행되던 시절, 인구 90% 이상이 흑인이지만 10%도 안되는 백인이 다수자고 흑인은 소수자였다. 결국 다수자-소수자의 개념은 권력관계에서 지배-종속관계를 일정하게 포함하고, '다수자의 상'은 권력자의 상이며 그 현실의 모습은 국가나 사회의 지배적 가치로 나타나고, 반면 소수자들은 국가권력으로부터 배제되고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된다.

관련해 전남대 윤수종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평론 2009 겨울호>의 '인권과 소수자, 그리고 욕망의 정치>에서 위와같이 인권과 소수자 그리고 소수자운동에 대해 "우리 시대는 소수자들의 시대가 되고 있다" "자신들의 최소한의 보호막으로 소수자들은 소수자 인권을 제기하게 된다. 그러나 소수자 인권은 국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소수자들의 운동을 통해 확보된다" "소수자는 항상 게토화의 위험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벌어진 한국유학생(또 다른 소수자)의 사망사건에서 장애인-이주노동자-성노동자-죄수-동성애자-소외 어린이-비전향장기수-노숙자-양심적 병역거부자-비정규직 노동자 등등 수많은 소수자들이 국가-사회로부터 집단린치-괴롭힘 당하고 치명적인 배제(사대-민족)주의를 재생산(교육)하는 한국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대신 그 피해와 영향을 누가 받는지는 알 수 없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한국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납치-총격사건이 우발적으로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외국인노동자(조선족 교포도 열나게 부려먹었다.)를 착취하다 손가락이 잘렸다고 치료는 커녕 그 가족-아이들까지 폐기처분-추방 해버린 한국에 여러나라 사람들이 곱지 않게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건지 모른다.

관련해 인종차별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한국에서 다문화사회를 씨부리지만, 다문화교육이란 이름하에 이뤄지는 한국어나 한국문화 교육은 지나치게 동화주의게 치우쳐 있다 한다. 일방적인 한글-문화 주입을 강요한다고 말이다. 급식비가 없어 점심도 굶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또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상당수가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차별받고 배제당하며 존재감을 무시당하는게 현실이라, 이주노동자를 위한 사회운동에 헌신해온 최의팔 목사는 말한다. 2006년 미식축구스타 하인츠 워드의 방한으로 반짝 다문화 교육 붐이 일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던 거다. 이후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배제-차별이 만연한 한국에서 교육권을 커녕 기본적인 아동의 권리 조차 무시받고 있다. 러시아 한국유학생들의 생명권이 위협받는 것처럼.

입장바꿔 생각해봐야 한다. 조금만 마음을 열었으면 싶다. 영화 '반두비'를 추천한다.

덧. 반인권-반노동-뉴라이트 MB정권이 독립영화판까지 말아먹었다. 덕분에 인권영화제는 커녕 이주노동자영화제도 힘겹다.

* 참고문헌 : 진보평론 42, 2009 겨울호

입장바꿔 생각해보자...당신도 소수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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