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뉴스]    

200일 농성, 40만 이주노동자의 희망 되어 8월 고용허가제, 더욱 거센 투쟁 불러올 것  

오는 6월2일은 이주 노동자들이 명동성당 들머리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지 200일이 된다. 농성투쟁 200일을 앞둔 이주농성단은 농성과정에서 샤말타파 농성단장과 깨비, 헉, 굽타씨 등이 연행되어 추방되기도 했다.

농성 투쟁은 50여명의 농성단만의 투쟁이 아니었다. 농성단의 투쟁은 정부의 단속을 피해 지내고 있는 13만에 이르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희망 때문에 200일의 농성이 가능하기도 했다.

특히 200여일의 농성투쟁의 최대 성과는 한국사회에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던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쟁점화 시켰다는데 있다. 또한 명동농성단 투쟁이 지역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 마문씨는 "애초 이렇게 오래 갈거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고용허가제가 바껴야 하기 때문"이라며 "200일 투쟁을 통해 큰 이슈를 만들고 이주노동자 문제를 노동자들에게 알렸다"고 평가했다. 마문씨는 또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처음 지역의 동지들은 '어렵다. 돈이 어딨어' 했지만 그런 동지들에게 농성단이 힘이 되었다"고 밝히고 "앞으로 그런 힘으로 더 투쟁해 나가면서 큰 투쟁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투쟁을 전망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200일의 농성을 진행했지만 정부는 이주노동자에 대해 우경화된 시각으로 대했고 시행되지 않은 법(고용허가제)에 대해 절대 바꿀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가졌다"며 정부를 비난하고 "그 속에서 이주 투쟁이 명동중심의 선도투 중심으로 사업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일 이후, 지역조직화, 전국적인 조직 건설 고민

농성단은 200일 투쟁을 맞아 각 지역별로, 40만 이주노동자운동을 전국적으로 조직화해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당장 8월부터 시행되는 고용허가제를 제도적으로 바꿔내고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불법이주노동자를 사면시켜내는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국적인 조직화와 투쟁 계획의 중심에는 이주농성단이 있다.

농성단의 변정필씨는 "농성단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지역인 안양, 안산, 수원, 의정부, 마석 등에서 조직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지역조직건설의 틀은 아직 논의가 되고 있지는 않지만 전국적인 이주노동조합 조직 건설을 해 나가자는 것을 농성단 집행위를 통해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이주 농성단과 함께 생활하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주현숙 감독은 "농성투쟁은 이주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드러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주체가 선만큼 한국 노동자들의 연대가 잘 되었는가는 명쾌하게 답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200일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연대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감독은 "농성단은 현재 지역조직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민주노총 지구협의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용허가제 실시되면 더욱 역동적으로 투쟁 될 것

주현숙 감독은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주 감독은 "고용허가제가 8월에 시행 될 예정이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단속강화만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장이 이동허가서를 써주어도 두 달 안에 새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단속 대상이 된다. 이렇게 불법 체류자는 이동의 자유가 없어 계속 양산되고 있다"고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사실 고용허가제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할 때 노동조건에 대해 점심도 주고, 잔업, 특근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대부분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장들은 이주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장으로 가겠다고 하면 사업장이동의 이유를 써주고 노동부에 신고를 해 주어야 가능한데 해주지 않는다. 설령 사장이 허가서를 써주어도 두 달 안에 이동해야한다. 두 달을 넘겨도 불법체류자가 된다.

주현숙 감독은 "이미 03년 11월15일까지 나갈 사람은 다 나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며 "당시 11만 명이었던 불법 체류자는 현재 13만명에 이른다. 이것은 당시 유예되었던 3년 이상 4년 미만자도 다시 불법 체류자가 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년 동안 체류가 보장되지만 이것도 1년 단위로 사장과 재계약을 해야하는데서 구조적인 문제는 또 발생한다. 사장이 해고해도 불법체류, 두 달 안에 직장을 못 구해도 불법체류, 계약이 끝나고 다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불법체류가 되는 상황은 끝없이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구조다.

농성단 변정필 씨는 "농성단은 그 동안 노동허가제 쟁취요구를 전제로 내걸고 싸워왔다"며 "고용허가제 문제는 노동비자쟁취을 위한 법제도 투쟁과 어떤 노동비자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정필 씨는 또 "고용허가제를 앞두고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인식과 불법체류자가 계속 늘어나고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주 투쟁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고용허가제는 이주문제 해결자체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고용허가제 실시되면 이주 투쟁은 더욱 역동적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주 농성단은 지난 30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300여명이 모인가운데 '농성투쟁 200일 기념 이주노동자 총력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서 김혜경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전세계 노동자들이 노동권이라 말하는 기본권리마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생존권의 투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지금의 세태야말로 우리가 사람임을 세상에 선언하고 선포하는 때가 되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도 200일 동안 싸운 이주노동자들과 잘못된 제도를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와르 이주농성단장은 "정부는 우리를 항상 무시하고 인간사냥단속을 하고 있지만 우리동지들은 지역에서 계속 싸우고 있다"며 "고용허가제 통과되면 단속은 더욱 심해 질 것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시키고 노동비자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단장은 또 "우리는 우리권리를 찾기 위해 계속 투쟁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투쟁해야 만이 우리 투쟁에 대한 많은 지지와 연대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우리는 또다시 8월17일 고용허가제 시행에 맞선 한 판 싸움을 준비한다"고 밝히고 "우리가 스스로 투쟁을 한때만 현대투쟁 또한 더욱 국세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의 조직화로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결의했다.


  

  2004년06월01일 03:37:53  
  용오(batblue@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