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임대료 폭등…원곡동→정왕동 대거 이주



【안산·시흥=뉴시스】임덕철 기자 =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시 원곡동 '국경없는마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임대료가 폭등함에 따라 시흥시 정왕동지역으로 거주지를 대거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곡동 '국경없는마을'은 반월·시화공단 입구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들이 한국에 몰려오기 시작하던 1990년대 초부터 집단 거주지로 부상하면서 국내 최대 집단거주지로 부상했다.

11일 안산시 외국인등록현황(8월말 기준)을 보면 국적별로는 63개국, 4만4609명으로 이중 근로자 3만3166명, 결혼이민자 4321명, 유학·어학 468명, 기타 6204명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중국 3만1629명, 베트남 2638명, 우즈벡 2410명, 필리핀 1448명, 인도네시아 1402명, 러시아 784명, 스리랑카 632명, 태국 565명, 몽골 506명, 방글라데시 473명, 네팔 392명 등이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원곡동이 외국인 집단거주지로 부상한 원인은 90년대 초반 반월·시화공단의 수출과 내수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조업이 늘어난 기업체들이 값싼 외국인노동자들의 고용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이 일대에 원룸 임대료와 상가 임대료가 덩달아 폭등하면서 이곳에 거주하던 외국인노동자들이 턱없이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인근 도시로 이탈하고 있다.

원곡동 M부동산 김모씨는 "3~4년전만해도 다세대 주택 방 한칸이 보증금 500만원~1000만원에 월세 20만원~30만원 했는데 현재는 40만~50만원 한다"며 "특히 낡은 주택을 헐어내고 새로 지은 방세는 훨씬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원곡동의 원룸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외국인들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이탈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곡동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이 최근 거처를 옮겨가는 곳은 원곡동에서 불과 20여분 거리의 전철4호선 정왕역일대 주택가 밀집지역이다.

이곳은 전철4호선 정왕역 인근 원룸밀집지역으로 원곡동보다는 원룸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신흥 외국인촌으로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시화공단이 바로 인접하고 있어 출·퇴근에도 매우 편리한 장점이 있고 원곡동과 비슷한 원룸의 경우 임대보증금 없이 월세 15만~20만원이면 쉽게 입주할수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왕동 K부동산 이모씨는 "원곡동은 외국인들이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아와 머무는곳"이라며 "현재 원곡동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주택임대료가 부담스러운 외국인들이 정왕동으로 빠져 나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ult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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