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순칼럼]외국인 근로자 안전에도 관심을작업환경 열악하고 안전관리도 부족해
외국인 근로자 산재 10년새 140% 증가
안전공단, 입국·취업 전 안전교육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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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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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완득이>라는 영화가 있다. 김려령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2011년 개봉했다. 완득이는 장애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의 이름이다. 영화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겪는 방황과 우리 사회가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는 시선 등 사회 문제를 다뤘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 영화는 5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은 이미 낯선 존재가 아니다. 거리에서, 방송에서 외국인을 흔하게 만난다. 맛집을 소개하는 리포터로 외국인이 등장하고, 드라마에도 출연한다. 심지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자국 문화와 우리 문화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방송의 단골소재로 등장한다.

경제발전과 개방정책에 따라 외국인 유입은 계속 늘고 있다. 2005년 74만여 명에 불과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난해 말 189만 명이 넘었다. 10년 새 2.5배 증가했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광역시 승격 당시 3400여 명에서 지난해 2만3000여 명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한다. 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다. 산업재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다. 2014년 재해를 입은 외국인 근로자는 6000명이 넘는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40%가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산업재해자는 6.4%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수 증가를 고려해도 재해 증가율이 매우 높다.

외국인 근로자의 재해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들 수 있다. 상당수 사업장은 작업환경도 열악하다. 고용업체의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현장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안전보건공단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 재해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안전하게 일한 뒤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입국 전부터 안전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3개 외국어로 안전교육 동영상 자료를 만들어 해당 국가에 제공하고 있다. 입국 후에는 취업 전 안전교육을 한다. 취업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안전교육에 필요한 강사와 교재를 지원한다. 지난해에만 4만 명 가까이 교육했다. 취업 후에는 사업장을 방문해 교육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주에게도 별도의 교육을 한다. 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자료도 만들어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다국어 회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13개 외국어로 1300개 문장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13만회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공단 홈페이지에 별도 코너도 만들었다. 동영상, 책자, 포스터, 스티커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 언어별로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 경제의 한 축이다. 일부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를 외국인 근로자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이지만 한편으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도 난리다. 국내 근로자의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다. 이제는 건설현장이고, 소규모사업장이고 그들이 없으면 건물을 세우고, 물건을 만들기도 버겁다.

이민정책연구원은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유발 효과(국내총생산 증가 기여도)가 20조 8000억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근로자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취약점을 메워왔다. 이제는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 안전하게 일하고, 코리안드림을 실현한 후 귀국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재해예방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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