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도 난민이었는데... '난민 반대' 70만명 청원 참담"

[현장] 시민단체, 예멘 난민에 대한 지지와 연대 성명 발표

등록 2018.07.12 16:58수정 2018.07.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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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12일 오후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제주 예멘 난민에게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이주인권노동단체 기자회견'이 이주노동자공대위, 난민네트워크, 제주난민인권을위한범도민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난민을 환영한다"
"혐오와 배제 중단하라"

'난민법' 폐지를 통해 난민을 거부하자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 참여자가 70만 명이 넘어선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난민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주·인권·노동 단체들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예멘 난민 혐오 정서를 비판하고, 앞으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난민 보호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160개 단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난민 지지 성명에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제주 예멘 난민 유입 이후에 정부는 생계가 어려운 난민들을 충분히 보호하거나 지원해주지 못했고, 오히려 '잠재적 우범자'처럼 취급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정부가 난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난민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조성되는 것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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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참가자들은 예멘 난민 신청자들이 '제주도의 주민'이자 '우리의 이웃'이라고 강조하며, 신속한 난민인정심사 및 장기적 제도 개선 등 난민 보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한 예멘인 여성(난민 인정자) A씨의 글을 난민인권센터 활동가가 대독하기도 했다. A씨는 "지금 예멘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여자와 아이들은 물론이고 남자들에게도 안전하지 못하다"며 "잔혹한 내전으로 인해 우리는 예멘에서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한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 예멘 난민들에게도 환대와 관용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전쟁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 무엇보다도 잔혹하다. 부디 저희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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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12일 오후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제주 예멘 난민에게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이주인권노동단체 기자회견'이 이주노동자공대위, 난민네트워크, 제주난민인권을위한범도민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가 한국 노동시장에 들어온 지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고 고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를 논의하는 상황이다"라며 "난민들도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니 이주노동자이며, 민주노총은 예멘 난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바다"라고 강조했다.

충남인권조례폐지반대위원회 우삼열 위원장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고작 이런 수준인가, 난민 거부 70만 명 서명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난민 혐오 현상에 우려를 제기했다.

목사이기도 한 우 위원장은 "기독교계에서 난민 혐오하는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난민이 되어 피신한 예수님을 이집트에서 안 받아줬다면, 오늘날 기독교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물은 뒤 "종교를 가진 모든 이들이 전쟁을 피해서 도망친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주단체 활동가들은 ▲ 강제송환 요구 중단, ▲'가짜 난민' 논란 중지 ▲ 난민법 개정 반대 ▲출도 제한 해제 ▲신속한 난민 지위 부여 등을 정부와 사회에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청와대에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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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12일 오후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제주 예멘 난민에게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이주인권노동단체 기자회견'이 이주노동자공대위, 난민네트워크, 제주난민인권을위한범도민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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