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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 비자를 받고 입국해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처우를 개선해 달라며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집회가 벌써 14년째인데 요구하는 내용은 늘 같았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김민정 기자가 들어 봤습니다.

<기자>

이주 노동자 1천여 명이 서울 광화문 앞 인도를 메웠습니다.

이주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인데 벌써 14년째입니다.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한자리에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차별을 멈춰라", "최저임금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핵심 요구 사항은 '고용허가제 폐지',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현행 고용허가제 아래에서는 사업주가 허락해야 직장을 옮길 수 있고 사업주 허락 없이 직장을 그만두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마음대로 직장을 옮길 수 있게 되면 이주 노동자 관리가 어렵게 되고 내국인의 임금 수준과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고용허가제가 요지부동이다 보니 이주 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여전히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4년 전 한국에 온 27살 캄보디아 여성 A씨는 숙소를 안 줘서 부엌 바닥에서 먹고 잤다고 말합니다.

[캄보디아인 A씨/2014년 입국 : 남자는 11명이고 여자는 저 혼자라 잘 곳이 없었어요. 사업장을 옮기고 싶으면 사장님이 100만 원을 달라고 해서…돈을 주고 나왔어요.]

임금 체불에 항의했다 해고당한 37살 캄보디아인 B씨는 화가 난 사장이 사업장 변경 허가를 해주지 않아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캄보디아인 B씨/2014년 입국 : 사장님이 '너 자꾸 이렇게 따지려면 나가'라고 했어요. 동생 8명 생활비 벌려고 왔는데….]

비전문 취업비자로 들어와 농어업이나 제조, 건설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현재 27만 명.

이들은 '고용허가제' 대신 특정 업종 안에서만이라도 직장을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노동 허가제'를 도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이준영)   

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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