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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관리사무소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미등록 이주 노동자가 도로 옆 낭떠러지로 추락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권단체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토끼몰이식 강제 단속이 빚어낸 사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 이주연대회의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30분쯤 경북 군위군 소사리의 수서 공단에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보이(28)씨가 6미터 아래 석축옹벽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 사고로 보이씨는 안면부위가 함몰된 것을 비롯해 치아 4개가 부러지고, 양쪽 팔이 골절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다친 보이씨는 뒤쫓아온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이송돼, 현재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 이주연대회의 관계자는 "보이씨는 당초 출입국 관리사무소가 단속 대상으로 삼았던 업체 소속 직원도 아니었다"며 "이주노동자 행색을 한 외국인이 보이니까 출입국 직원이 무작정 쫓은 거고, 결국 이런 큰 사고를 초래 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대구출입국 관리사무소측은 해당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단속 활동을 벌인 게 아니라 구호조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서 공단의 한 업체를 상대로 단속을 개시하려는 순간 해당 업체 미등록 체류자들이 달아나 이들의 행방을 찾으려 공단 일대를 순찰했다"며 "그 과정에서 마주친 보이씨가 우리 차량을 보자마자 달아나기에 뒤를 따라가 보니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보이씨를 상대로 신체접촉은 물론이고, 말조차도 걸어본 적이 없는데 무리한 단속이라는 인권단체의 주장은 지나치다"며 "엄밀히 말하면 단속을 한 게 아니라 (부상당한 노동자)구호 조치를 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임복남 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강도범이나 절도범같은 현행 형사범이 아니다"며 "게다가 이 노동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뒤를 쫓아가 이런 사고까지 유발했으면 누가봐도 과잉 단속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 인권단체, "관리사무소가 단속 은폐시도 했다"

    이와 함께 출입국 관리사무소측이 이주노동자 단속 사실 자체를 은폐하려 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인권단체는 보이씨의 추락사고 직후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처음에는 "보이씨를 뒤쫓은 적이 없다"며 발뺌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산 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은 "당초 사무소 직원들이 '보이씨를 쫓은 적이 없으며 다만 외국인 노동자가 쓰러져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구호 조치를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거듭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이어 "자신들이 봐도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는지 하루만에 (뒤를 따라간게 맞다고)말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출입국 관리사무소측은 "우리는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해명했다"며 "인권단체가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력적인 이주노동자 단속 중단하라"

대구이주연대회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폭력단속으로 중상 입어"
최용식 기자 (2010.04.08 15: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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