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앞에서도 '세 손가락 경례'…굴하지 않는 시민들


연속재생
앵커

군·경의 무자비한 총격에 미얀마에선 지금까지 6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 미국 CNN 취재팀이 군부의 허락을 받고 미얀마 현지 취재를 했는데요.

군인들이 감시하는 중에도 시민들은 취재팀에 먼저 다가와서 "두렵지 않다"며 참혹한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김정원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리포트

거리로 나간 CNN 취재팀을 수십명의 군인들이 따라 다닙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하나, 둘, 셋. 저기 3대까지 더해 군인들로 가득 찬 트럭 6대가 취재팀을 따라 움직입니다."

시위대를 마주쳤지만 삼엄한 통제로 인터뷰도 할 수 없습니다.

어렵사리 군부의 허락을 받아 방문한 시장.

한 남성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다가옵니다.

"정의.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
(정의를 원하세요?)
"네."

또 다른 남성도 취재팀에게 용기내 말합니다.

"겁나지 않아요. 우리는 무기가 없지만 매일 싸우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그릇을 두드리며 군부에 저항한다는 뜻을 드러냅니다.

감시의 눈길이 매섭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막을 순 없습니다.

(군인들에게 지금 둘러싸여 있잖아요.)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만약 두려웠다면 그릇 등을 두드리며 항의하지 않았을 거예요."

양곤의 또 다른 시장에서도 군부의 잔악상을 고발하는 증언은 이어집니다.

(소름 돋은 거 좀 보세요. 벌벌 떨고 있네요.)
"그들은 사람이 아니에요."

"안전하지 않아요. 밤에도 위험해요. 군인들이 아이들한테도 총을 쏘고 있어요."

죽을 각오를 하고 인터뷰를 했던 이들은 결국 군부에 끌려갔습니다.

[조 민 툰/미얀마 군부 대변인]
"11명이 체포됐습니다. 시장에 있던 다른 시위대를 자극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CNN은 11명 중 8명은 풀려났다고 보도했지만 현지 SNS에선 석방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군부는 48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6백여 명을 학살했다는 비판에 대해 책임을 시위대 탓으로 돌렸습니다.

심지어 시위대가 일부러 아이들을 최전선에 세우고 있다는 궤변까지 늘어놓았습니다.

[조 민 툰/미얀마 군부 대변인]
"시위대가 군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려는 겁니다."

군부는 인터넷 차단에 이어 위성TV 접시안테나까지 철거하며 국제사회와의 소통마저 끊어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