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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에 발목 잡힌 외국인 계절근로자… 농번기 ‘일손 가뭄’

  • 기자명 양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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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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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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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상대국 귀국보증 요구
영월군 45명 입국 무산 등 피해
강원도 “한시적 면제” 정부에 요구

농민이 농기계로 밭을 갈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유진 2020.03.15
농민이 농기계로 밭을 갈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유진 2020.03.15

[강원도민일보 양희문 기자]코로나19 여파로 농촌에 외국인 일손이 끊기면서 농번기 ‘일손 가뭄’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 시 상대국 정부의 ‘귀국보증’까지 받아야 하는 등 비자 발급 요건까지 까다로워지면서 도내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강원도는 올 상반기 국내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4631명 중 38%(1756명)가 반영됐다.계절근로자는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3~5개월) 동안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도내에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방역조치가 강화된 탓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 요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법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 조건으로 상대국 정부의 귀국보증을 요구하고 있다.귀국보증은 상대국이 계절근로가 종료된 자국민의 재입국을 받아줄 것을 약속하는 서류다.

정부는 이 같은 제도를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불법체류를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일선 지자체와 농가에서는 귀국보증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을 막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국은 자국민이 돌아왔을 경우 자국에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쉽게 귀국보증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영월군의 경우 키르기스스탄의 한 지자체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력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올해 45명의 계절근로자가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키르기스스탄 정부에서 귀국보증을 거절하면서 입국이 무산된 상황이다.영월군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대화를 하든가 아니면 귀국보증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강원도도 농번기 때만이라도 귀국보증을 면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도 관계자는 “법무부에 농번기 때만이라도 귀국보증을 면제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번기가 시작된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심재룡 한국농업경영인강원도연합회 수석부회장은 “도내 농업 인력의 70%가 외국인 근로자인 상황인데 인력 수급이 전혀 안 되니 파종시기에 파종도 못하고 있다”며 “도내 농민들은 지금 죽기 직전인데 정부가 하루빨리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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