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참전미군, "군인들을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  

  지금의 해결책은 미국 점령군을 철수하는 겁니다.
더 이상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참세상뉴스  

  
▲뉴욕에서 열린 3.20 반전집회에 참가한 수 니더러. 지난 2월 3일 바그다드 도로변에 매설된 폭탄을 해체하던 중 폭탄이 터져 사망한 아들의 사진과 함께 "넌 내 아들을 죽였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출처:bringthemhomenow.org]


지난 15일 방한한 체니 미 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이 용감한 결정이었다며 찬사를 보냈고,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파병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한국과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배가 고프고, 구타당하고, 모멸감을 느끼고, 일자리가 없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그리고 죽어가고 있다. 이라크에 주둔중인 군인들과 그 가족들 역시 고통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한 미군은 매일 양쪽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말한다. 아들이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고 돌아온 아버지는 "도대체 뭐때문에" 아들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몇번이고 되뇌인다.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민족해방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이라크 민중과 연대하기 바란다면, 이라크로 떠날 군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원치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파병을 철회시키고 지금 이라크에 있는 군인들 역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미국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 4월 16일치에 게재된 기사를 소개한다.


군인들을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 마이클 호프만(인터뷰: 니콜 콜슨)

마이클 호프만은 1년 전 이라크 침략에 참여했다. 해병대 상병이었던 마이클이 이라크전에 합류했을 때만해도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긍정적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지금 그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마이클은 '평화를 위한 참전병(Veterans for Peace)'의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지난 3월말에는 점령의 종식을 요구하는 수백 명의 참전병, 군인가족들과 함께 행진하기 위해 국방부 소속 브랙 기지(Fort Bragg)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이예트빌에 갔다.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의 니콜 콜슨은 미군들이 지금 이라크에서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마이클과 인터뷰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에서 미군들이 "해방자"로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 이라크 전역에서 봉기가 일어났는데,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군요. 한편에서는 해방자로, 또 한편에서는 사실상 정복군으로 활동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나라에서 환영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베트남의 경험을 통해 배웠어야 했습니다.

미군의 사기는 형편없으며, 날이 갈수록 사기는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현재 그 곳에 있는 부대 중 다수가 임무를 교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1년 동안 이라크에서 주둔했으니까요. 이제 부시는 새로운 교전 때문에 아직 교대하지 않은 부대의 임기를 더 연장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에 주둔중인 부대는] 장비와 정보가 부족합니다.

게다가 지상군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았기 때문에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걸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이 이 나라를 돕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혹시나 있다면, 상황이 더 악화되도록 돕고 있겠죠.

"사담 치하에서는 자유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전기는 들어왔다"고 이라크인들은 말하고 다닙니다. 그게 바로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군인들은 그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지금 군인들의 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이라크에서 어떤 경험을 했나요?

사실상 침략군으로서의 제 경험은 침략이 시작되었던 지난해 3월 20일 쿠웨이트에서 국경선을 넘어 티크리트까지 북쪽으로 진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포병중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전선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보병들 바로 뒤에서 이 지역들을 통과했기 때문에, 건물이 화재에 휩싸이고 파괴된 지 얼마 안 되는 마을들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인프라 시설에 미친 피해는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피해는 그 당시에만 발생했던 게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걸프전 이후로 이라크는 항상 폭격당해 왔습니다.

점령의 위기가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까?

지난 주말에 발생한 일은, 지난친 비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그 당시 활동가였던 제 친구들과 저는 모두 "구정공세"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발생한 [희생자들의] 숫자는 그 정도로 엄청났습니다. 이라크 전역에서 지속적이고 동시적인 공격이 발생해서 미군 측에 엄청난 손실을 입혔습니다.

우리에겐 그렇게 보였습니다. 지금은 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지만, 반전운동을 조직하는데 있어서 이 사건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매일 거의 12명이 죽고 있습니다. 이건 완전히 미친 짓입니다.

이 정도의 저항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부대를 포함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여기에 대략 6개월, 아무리 길어봤자 1년 동안 주둔하고 나면 끝날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지금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일어나리라는 걸 그들이 알았다 하더라도, 전 지금 여전히 그 곳에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우리 부대는 절대 떠나지 못했을 거예요. [그들이 알았다 하더라도] 거기에 있는 군인들은 전부 그냥 거기 주둔해 있을 거예요.

현재 이라크에는 13만 명 이상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일 일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리라는 걸 그들이 알았더라면 20만 명 이상 주둔시켰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사실 일이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리라는 걸 그들이 알았더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 전쟁을 아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처해있는 "베트남 신드롬"을 피하려고 했으니까요.

해결책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제 생각에, 지금의 해결책은 미국 점령군을 철수하는 겁니다. 점령은 실패하고 있습니다. 매일 양쪽 모두 사람들이 죽고 있습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든 더 이상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사망한 미군, 영국군, 모든 점령군들, 그리고 이라크인들의 숫자는 끔찍합니다. 우리는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점령군을 철수시키고, 이 나라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아니라 정말 이라크인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리고 그들이 진정한 국가를 되찾을 수 있도록 복구를 해야 합니다.

베트남을 돌아보면, 전쟁을 끝나게 했던 세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베트남인들의 저항이었고, 두 번째는 미국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저항이었고, 그리고 세 번째 중요한 요인은 전쟁에서 싸우길 거부하는 군인들이었습니다. 그 때 군인들은 전쟁에 신물이 났었는데,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군복을 벗는 군인들이 더 많아지면, 점점 더 많은 군인들이 용기 있게 반전을 주장하는 걸 보게 될 겁니다. 지금 당장은 모든 사람들이 "우리는 군대를 지원해야돼. 우리가 그들 뒤에서,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어"라는 주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일입니다.


석유와 제국을 위한 전쟁의 대포밥/ 팜 빈

"지난 주는 힘든 한 주였습니다." 부활절이었던 일요일에 조지 W. 부시가 기자들에게 한 이 말은 조심스럽게 말해서 모욕이다. 지난 주 이라크에서 발생한 새로운 전투로 62명의 미군과 대략 9백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으며, 그 중 다수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분명히, 저는 그 곳에서 희생자 수가 줄어들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 드립니다" 뻔뻔스럽게도 부시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이라크에서 하고 있는 일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부시가 이렇게 쉽게 말하는 건 자신과 자신의 부자 친구들은 지금 이라크에 있는 "우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워싱턴의 전쟁 계획자들은 석유와 제국을 위한 점령에서 압도적으로 노동계급의 젊은 남성과 여성들을 대포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미군들에게 "해방자"로서 환영받을 것이며, 이라크에서의 주둔기간은 짧을 거라고 말했다.

전(前) 이라크 정부가 붕괴한 지 1년 후, 많은 이들에게 처음은 아니겠지만, 그들은 예정대로 집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과 이라크 점령을 위해 자신들과 합류할 군인들이 수천 명 더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부시 정부는 이라크에서 "진보"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들은 존 페르난데스 중위에게 그렇게 말해야 한다. 26세의 이 젊은이에게 "진보"란 새로운 의족으로 걷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지난해 미 공군 제트기가 레이저 유도폭탄을 실수로 그의 부대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의 진짜 두 다리가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정치에 관해서, 존은 지난달 <마이애미 헤럴드> 기자에게 자신은 "정치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라크인들이 미래에는 삶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의 부모는 더 퉁명스럽다. "일전에 아들 집에 갔었는데, 애가 창문까지 기어오더니 의족을 걸치지 않으면 문까지 갈 수 없다고 고함을 질렀어요" 아들과 마찬가지로 존 페르난데스라는 이름을 가진 그의 부친은 <헤럴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일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전 계속 제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존의 모친 메리 페르난데스는 덧붙인다. "이 전쟁이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을 보지 못했어요. 그 가족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요." 존은 전쟁이 시작되고 난 뒤 이라크에서 의료 후송된 1만 8천명이 넘는 미군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중 일부는 경미한 질병 때문이지만 존처럼 심각한 부상자들도 수천 명이다.

그리고 신체적 부상을 입을 때마다, 미군들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심리적 공포를 겪는다. 전쟁이 시작된 뒤부터 지금까지 이라크에서 최소한 24명이 자살했으며,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5명의 자살자가 속출하자, 국방부는 전쟁 지역에 정신의학 평가단을 보냈다. 국방부 조사단에 따르면, 평가단이 면담한 군인 756명 중 72%가 자신이 속한 부대가 사기 저하로 고통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약 75%는 장교들이 "자신들의 복지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제이슨 건은 군인들의 복지에 대해 군대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다. 지난해 11월 137 장갑대대에서 복무했던 건은 자신이 타고있던 험비 차량에 도로변에 매설된 폭탄이 터지면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몇 피트 떨어진 곳에 온 몸이 산산 조각난 하사관이 있었고, 다른 병사 두 명도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독일에 있는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가족이 있는 집에서 몇 주간 병가를 보내고 나자, 국방부는 건에게 다시 이라크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군의관은 이 24세의 청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고 했지만 말이다. 바그다드에 있는 자신의 부대에 돌아온 건은 자신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에 서명하라는 강요를 받았다. 게다가 그 서류에는 그가 정든 임무인 거리 순찰직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쓰여 있었다!

"그들은 군인들이 어떤 상태인지 신경쓰지 않아요" 제이슨의 모친 팻 건은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들이 필요한 건 할당을 채울 몸뚱아리지, 이라크에서 뭘 돌려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어요."


국방부의 방탄조끼 스캔들/ 탐 바턴

미 국방부는 석유와 제국을 위해 미군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나서 군인들에게 자신들을 보호할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 이라크전이 시작한 뒤부터 계속 국방부가 미군들에게 적절한 방탄조끼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해 10월까지, 이라크에서 주둔하고 있는 미군 중 거의 4분의 1이 공격용 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과 유탄을 막을 수 있는 세라믹판 방탄조끼를 지급받지 못했다. 군대는 몇 달 전부터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3월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로 향하는 군인들은 아직도 자기 돈으로 방탄조끼를 구입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가족이 구입해주고 있다."

낸시 더스트는 지난 달 기자에게, 메인주 연방예비군 육군 소속인 남편이 이라크에서 방탄조끼 없이 4개월을 지냈다고 밝혔다. 예비군들에게는 현역군인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장비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남편이 말했다는 것이다.

군대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국방부의 유일한 방탄조끼 공급업체인 '포인트 블랭크 방탄조끼'가 스캔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포인트 블랭크는 "데이비드 H. 브룩스"의 약자인 DHB 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브룩스는 이 기업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사기꾼이다. 1992년에 브룩스는 내부거래 사기에 연루되었으며, 그 뒤로는 떳떳치 못한 거래 때문에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몇 차례나 고발당했다. DHB는 노조 파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DHB는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공장 노동자들을 해고, 위협하고 공장을 폐쇄하여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중 그 어떤 것도 국방부가 DHB에게 해외주둔 군대에 방탄조끼를 공급하는 7천 7백만 달러의 계약을 수여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 계약은 국방부 역사상 최대의 방탄조끼 주문이며, DHB에게 6천만 달러짜리 계약서를 넘겨주고 나서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체결한 것이다. 특히 새로운 국방부 계약은 DHB가 뉴욕 경찰서(NYPD)에 공급한 바 있는, 종래형보다 더욱 두껍게 만든 인터셉터 조끼 수천 벌에 대한 것이다.

2002년에 DHB는 자사가 공급한 5천여 벌이나 되는 방탄조끼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NYPD와 법정 밖에서 협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보도에 따르면, 포인트 블랭크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구형 방탄조끼에 신형 라벨을 부착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방탄조끼의 치수가 잘못 표시되었으며, 조끼의 겉천이 방탄용 안감과 맞지 않는다고 자진해서 말하고 있다.



  

  2004년04월20일 12:28:29  
  김지연(rockyou@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