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에서의 '反극우' 시위 [EPA=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오는 23∼26일 진행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19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도시에서 수 만명의 시민이 민족주의와 극우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독일에서는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당신의 목소리, 모두를 위한 하나의 유럽'이라는 기치 아래 베를린과 뮌헨,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쾰른, 라이프치히, 슈투트가르트 등지에서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dp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쾰른에서만 4만5천 명이 행진을 벌였으며,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 각각 2만명과 1만4천명, 뮌헨에서 1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며 "유럽 통합", "조국이 아닌 연대의 유럽" 등의 구호를 외쳤다. 쾰른 집회에는 대연정의 소수파로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 등이 함께했다.

70여개 이상의 단체로 구성된 주최 측은 EU를 지지하면서도 지중해 난민 구조 지원과 같은 정책에 대해서는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이탈리아 제노바, 폴란드 바르샤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등에서도 "증오에 노(No), 변화에 예스(Yes)'라는 구호 아래 집회가 열렸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극우반대 집회 [AP=연합뉴스]

부쿠레슈티에서는 수천 명이 빅토리아 광장으로 나와 '루마니아 ♥ 유럽'이라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루마니아가 유럽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스스로의 선택을 표현하기 위해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선거에선 28개 EU 회원국에서 모두 4억2천700만명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해 751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난민 문제와 기후변화, 테러, 경제성장 및 실업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유럽 난민사태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거치면서 반(反)난민·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이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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