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의 삶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제6회 이주노동자영화제' 개막
17일부터 11월 6일까지 마석, 창원, 안산, 고양, 부천, 김포에서 지역 순회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민, 이주아동, 난민의 삶, 인권 문제 22개 작품 상영
입력시간 : 2011.09.09 17:32:04
스크린을 매개로 이주민의 삶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제6회 이주노동자영화제가 17일부터 11월 6일까지 마석, 창원, 안산, 고양, 부천, 김포에서 지역 순회 상영을 연다.

이주민방송 MWTV가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꿈꾸는 이들의 오케스트라, Orchestra of Dreams"이다.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와 감동적인 공연을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민, 이주아동, 난민의 삶,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22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은 이주민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주 어머니 레이젤이 만든 ‘명하 이야기’는 미디어 교육을 받은 결혼 이주여성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상을 찍었다. 명하는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 때문에 엄마가 밉지만 엄마의 필리핀 공동체인 아이다. 하지만 마을 활동을 보면서 점차 마음을 바꾸게 되는 내용이다.

아웅틴툰, 정연봄, 서이슬, 김태연, 마테우스가 찍은 ‘오프사이드’는 이주 아동 축구단의 이야기로 변화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고양 다문화 FC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주 아이들의 순수함과 일상적이고 소박한 삶,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겪게 될 어려움을 조명한다.

이주 노동자 로빈과 소희가 만든 ‘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줘요’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네팔 출신 가수 로샨의 노래 'kuri basa'의 뮤직비디오로 많은 이주노동자, 이주 아동이 참석한 뜻 깊은 영상이다.

마붑 알엄이 제작한 ‘메로 가오’는 퓨전국악그룹 '아나야'와 네팔 출신 가수 '구릉'이 함께 작곡하고 부른 'Mero Gao'의 뮤직비디오다. 메로 가오는 한국의 '아리랑'과 네팔의 'Resham firiri'를 기본 베이스로 하여 하나의 곡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낯선 땅에서 고향을 그리는 이주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노래로 고향과 가족, 친구를 그리는 마음을 영상에 담고자 했다.

이 밖에 이주민 사노와, 임론로시아디가 직접 찍은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해 개봉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방가?방가!’도 이번 영화제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생김새는 우리와 비슷한 북한 새터민도 사실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주민이자 난민으로 한국 사회에서 고충을 겪고 있다. 5회에 걸친 지난 영화제 동안 다루지 않았던 새터민의 이야기가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이빨 두 개’를 통해 소개된다.

‘이빨 두 개’와 마찬가지로 인권위에서 기획한 ‘니마’는 한국에서 불법체류 중인 몽골이주여성노동자의 삶, 그리고 그녀와 한국 여성 노동자 사이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유명한 해외 작품도 여러 편 선보인다. 오드리 토투가 주연한 영국 영화 ‘더티 프리티 씽 (Dirty Pretty Things)’은 런던 서부에 있는 호텔에서 함께 일하는 나이지리아 의사 오크웨와 터키에서 온 청소부 세나이의 이야기를 다룬 숨막히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필리핀과 아일랜드에서 제작한 ‘모정 만리 (Promise and Unrest)’는 태어난 지 일곱 달 된 딸을 두고 생계를 위해 가족을 떠나야만 했던 이주여성노동자의 애틋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딸과 엄마의 내레이션이 독백 형식으로 영화 속을 흐르는 동안 주인공의 희생된 모성애를 가슴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한국사회를 오케스트라,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오케스트라단원으로 보았습니다. 오케스트라단원들이 각자의 독특한 고유의 소리로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연주가 될 수 있듯이 이 땅에 살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의 다름이 인정되고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아름다운 소리가 만들어지고 행복한 다문화사회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에서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아웅틴툰 이주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주민의 다양한 문화를 위트있게 소개한 영화도 있어 한국인과 이주민 모두 즐겁게 어우러질 수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이주민 모두가 함께 해야 진정한 다문화사회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고 희망했다. 관람료는 무료. 문의: 02-776-0416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 2011 이주민영화제 지역상영 일정 날 짜 지 역 장 소 9월 17일(토) 마석 남양주 샬롬의 집 9월 24,25일 (토,일)창원 경남 이주민센터 10월 9일(일) 안산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 10월 15일(토) 고양 고양시청문예회관 10월 30일(일)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11월 06일(일)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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