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들 “아직도 한국 생활 힘들다” 
2011년 07월 21일 (목) 19:51:44   김충만 기자 sane@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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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충만 기자] 경제사회의 국제화로 인해 국내에 취업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면서 전문기술분야로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몰려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법 제정이 취약해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홍익동 ‘성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한국어교실에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참여한 서수분(30, 여, 중국) 씨는 서툰 한국말로 “남편은 귀화시험을 통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는데 나와 아이는 아직도 중국인”이라며 “국적을 취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3년 전 조선족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온 서 씨는 “우리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도 국적을 취득하려면 중국에 가서 가족증명서를 떼와야 하고, 이를 제출해도 1년 넘게 기다려
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 씨는 결혼 이민자에게 주는 보육비 지원 등 각종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라 하더라도 한쪽 부모가 한국에서 출생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는 현행 ‘다문화가족지원법’ 때문이다.

서 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보육비가 한 달에 40만 원이나 들어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한국인 남편을 따라 지난 1995년 한국에 온 유세프타(33, 여, 우즈베키스탄) 씨도 “체계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받기 쉽지 않고 아이 교육에 대한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말이 서툴러 취업을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온 김모(43) 씨는 “양계 농장에서 5년간 일했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약점 탓에 돈 한 푼 받지 못했다”며 “노동부에 신고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던 사람이 나타나 그
를 믿었는데 내 돈을 가지고 잠적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직도 (사회는) 우리를 한 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사생아 같은 존재로 본다”고 꼬집었다.

상담과 통역 일을 하고 있는 임옥(38, 여, 베트남) 씨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로 고통 받고 가정폭력, 차별, 폭행 등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외국인들의 상담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프로그램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응옥티마이(24, 여, 베트남) 씨는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한국인 남편을 따라온 알리홀 마리피에(40) 서래마을 센터장은 “외국인 상당수가 비자 발급과 변경 절차가 복잡하다고 느낀다”며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국인들을 위한 현실적인 생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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