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이주노동자 폭행,감금,납치하는 나라

 

부산의 한 제조업체에서 한국인 사업주와 관리자들이 이주노동자에게 심각한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네팔출신 이주노동자 K씨외 2명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던 회사에서 일상적으로 “개**, 씨**”등의 욕설을 들으며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처우를 받아오다가 급기야 지난 12월 3일에는 사업주가 K씨를 심하게 폭행하고, 야구방망이로 위협해 자신의 차에 탑승케 한 후 “죽여버리겠다”고 수차례 협박ㆍ감금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D업체가 이주노동자들에게 저지른 인권침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네팔노동자 3인은 8개월간 연장/야간근로수당이 체불된 상태였고, 12월의 추운 날씨인데도 기숙사에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고 온수가 공급되지 않아 찬물로 샤워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사업주는 이들 노동자들의 은행계좌 비밀번호를 임의대로 기재한 뒤 은행통장과 현금인출카드를 만들었고, 이 중 현금인출카드는 본인이 압류하고, 여권 역시도 압류해왔다. 게다가 회사내에서 사적인 공간인 탈의실에 CCTV를 설치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네팔노동자들은 8개월 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입국하여 폭행사건이 발생한 부산의 D업체에 취업해 도금업무에 종사해왔다. 이들은 그간 사업주와 관리자들의 비인간적인 처우에 몸과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받아왔지만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변경제한’ 조항 때문에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며, 사업주와 관리자들에게 잘못보이면 강제출국 당하거나 미등록체류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계속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가혹행위로 큰 상처를 입은 K씨가 작성한 진술서에는 “저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기만 했습니다. 저를 살려주세요. 저는 더 이상 한국에서 살 수 없습니다. 한국 사람만 보면 무서워요. 한국에 법이 있다면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12월 3일부터 K씨와 그의 동료 2명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며 더 이상 D업체에서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본 사건에 대해 경찰서 및 노동부에 고소를 제기하였으며, 고용센터에는 사업장변경을 직권으로 승인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한편 신체적 상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K씨는 4일간의 병원 입원치료 후 퇴원하였으며, 현재 이주노동자 쉼터에 머물고 있다.

 

12월 18일 ‘세계이주민의날’을 맞아 이주민들과 노동/인권단체들이 이주민의 권리보호를 촉구하는 가운데 이러한 가혹행위가 알려져, 우리사회에서 이주노동자의 인권현실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음을 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 (사)이주민과함께는 그러한 인권침해 현실은 가해자 개개인들에 대한 처벌에 그쳐서는 안되고, 그것을 조장하는 현행법제도, 즉 ‘사업장변경제한’, ‘체류기한제한’ 등으로 사실상 문제가 있어도 참고 일하도록 강제하는 고용허가제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문의 : 상담실장 김그루 010-5181-3438 (통화가 되지 않으면 문자 남겨 주십시오)

 

 

※첨부자료

1. D업체의 인권침해 사항에 대한 정리

2. K씨의 진술서 내용

 

[첨부1] D업체의 인권침해 사항에 대한 정리

 

1) 폭행, 납치, 구금

① 11월 9일(수) D업체 관리자가 작업장 주변의 나무판으로 K씨를 폭행하고 폭언을 함.

② 12월 3일(토) D업체 사업주와 관리자 2명이 K씨를 심하게 폭행하였고, 이후 사업주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K씨를 위협하여 자신의 차에 태우고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서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여러차례 함. 이후 다시 공장으로 돌아와서는 탈의실에 K씨를 한시간여 감금하고 외부로 전화하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함. (※첨부2 참고)

2) 일상적인 폭언, 모멸적인 처우

근무 시작일부터 현재까지 작업현장에서는 한국인 관리자들 모두가 네팔 노동자 모두에게 항상 욕설과 모멸적인 말을 함. 일상적으로 “새끼야, 개새끼야, 십새끼야, 씨팔놈”과 같은 욕설을 퍼부었고, 네팔 노동자들은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해야 했음.

 

3)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체불

네팔노동자 3인은 평일에는 오전 7시 40분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7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고정적으로 근무하였고, 때로 야간작업도 하였음.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매일 1시간 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만을 지급하였고, 더욱이 토요일 근무에 대해서도 역시 1시간분에 대해서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으며, 야간근로에 대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았음. 실질적으로 8개월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해왔던 것임.

 

4) 열악한 기숙사시설

12월의 추운 날씨인데도 기숙사에 온수가 제공되지 않아 이주노동자들은 찬물로 샤워해야하는 상황이며, 보일러 시설이 고장 나 전기장판만으로 지내고 있는 상황임. 작은 한 방에 세 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음.

 

5) 탈의실 내 CCTV 설치

이 사업장은 건물 2층 공간을 탈의실과 식당(조리는 불가능하고 배달음식을 먹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그 공간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함. 공장 내에 CCTV를 설치한 것도 문제인데,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는 사적인 공간인 탈의실에 설치했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임.

 

6) 은행 ATM카드 압류

지난 6월경, 사업주는 이주노동자 3인을 데리고 은행에 방문하여 통장과 인출용 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때 비밀번호를 사업주가 임의로 작성하여 노동자들은 자신의 통장 비밀번호를 알지 못함. 당시 통장은 본인들에게 지급되었으나 현금인출카드는 사업주가 압류함.

 

7) 여권압류

사업주가 네팔노동자 3인의 여권을 압류하고 있음.

 

첨부2. K씨의 진술서 내용

 

2011년 12월 3일(토) 12시경, 사장이 공장안에서 일하고 있던 저에게 와서 “왜 제대로 일을 안했냐?”고 하였고 본인은 “부장님이 그 일을 하지 마라고해서 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부장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사장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장은 저에게 “일하지 마, 여기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식사시간은 12시 30분이었지만, 저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서 12시 20분경에 탈의실이자 식당으로 사용하는 건물 2층으로 혼자 올라갔습니다. 그때 사장이 따라와서는 티셔츠 목 부분을 움켜쥐고 흔들어 티셔츠가 찢어질 정도였습니다. (※당시 찢어진 티셔츠 보관하고 있음) 그 뒤에는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서 배달되어 온 음식이 담긴 접시를 저의 머리와 온몸에 세차게 집어던졌고, 제 온몸은 엉망이 되고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 접시가 깨졌습니다.

 

12시 30분경이 되자 직원들이 식사하려고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식당은 엉망이었고, 음식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직원들에게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걱정되었던 네팔인 동료 두 명이 가지 않고 남아있자 사장은 이 친구들을 나가게 했고, 그 자리에는 저와 사장, 이대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사장은 자신이 찢어놓은 티셔츠를 가리키며 새것으로 갈아입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나 억울해서 “일하러 왔는데 왜 때려요?”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사장이 “개새끼, 씨발놈”등의 욕설을 했고, L대리가 철제의자를 집어 들더니 제 머리를 내리치려고 해서 피했지만 허벅지부분을 의자로 얻어맞았습니다. 모두 세 차례 정도 의자로 맞았습니다. 또한 사장은 우산으로 머리를 두 번 내리쳤고, 나무 방망이로로 머리를 치고, 몸을 때렸습니다. 때리면서 계속해서 욕설을 했고, 사장은 “내가 시키는 대로 안하면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세네 번 했습니다. 사장은 “여기서 나가, 우리 회사에서 빨리 나가.”라고 하며 “빨리 숙소에 가서 가방 준비해”라고 큰소리를 질렀습니다.

 

12시 30분경 식사를 마친 네팔동료 두 명이 탈의실로 올라왔고, 여전히 폭행을 당하고 있던 제 모습을 창문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친구들은 문을 열고 사장님에게 때리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사장이 밖으로 나갔고, 대리도 욕을 하면서 같이 나가버렸습니다. 그 뒤 네팔 동료들은 음식물과 깨진 접시로 엉망진창이 된 바닥을 청소했습니다. 네팔인 동료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시 일하러 현장으로 갔고, 저는 옷을 갈아입고 도망치듯이 탈의실을 빠져나왔습니다.

 

공장 문에서 500미터쯤 벗어났을 때, 사장을 다시 만났습니다. 사장은 저에게 “오늘 내가 너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자신의 차에 타라고 했습니다. 차에 안탄다고 하니 야구방망이를 들고 때릴 것처럼 위협해서 어쩔 수 없이 저는 차에 타야 했습니다. 사장은 차를 몰았고, “차안에서는 신발벗어라”고 했습니다. 저는 시키는 대로 신발을 벗었습니다. 사장은 20여분 뒤 대로변에 차를 세웠습니다. 반대방향에는 건물들이 있었지만 사장이 차를 세운 쪽에는 나무들만 많이 있고 건물이 없었고 사람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저에게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는 야구방망이를 차에서 꺼내 위협적으로 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벗고 있던 신발을 신으려고 하자 “신발신지 말고 나와”라고 해서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차에서 내렸습니다. 사장이 사람이 없는 나무들이 많은 쪽으로 야구방망이를 들고 앞서 걸어가며 저에게 따라오라고 했고, “너를 죽이고 바다에 버려버리겠다.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빨리 집에 전화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정말 오늘 죽는구나 생각했고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오로지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만 들어 저는 큰 도로 쪽으로 무작정 뛰었습니다. 편도 3-4차선 정도 되는 도로의 중간에서 저는 지나가는 차에게 손을 흔들며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소리쳤습니다. 첫 번째 차는 그냥 지나쳐갔고, 두 번째 차가 멈추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저는 다시 사장이 운전하는 차안에 있었습니다. 사장은 공장으로 다시 돌아와 대리를 불러서 같이 식당가서 밥 먹으라고 했습니다. 대리를 따라 인근 식당에 갔고 저는 배고프고 정신을 차릴 수도 없어 허겁지겁 그저 밥을 먹었습니다. 대리는 밥을 먹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가 오후 2시 반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한 후 대리가 저를 탈의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곧바로 사장도 올라왔습니다. 사장은 저를 탈의실에 들어가게 하고는 (오후 4경) “다른 사람한테 전화할 생각 하지마라”고 하며 “전화하면 오늘 죽여버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탈의실 문을 밖에서 잠갔습니다. 저는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탈의실에는 CCTV가 있었고, 이를 통해 사장이 감시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또 폭행을 당할까봐 너무 두려워서 전화조차 하지 못한 채 떨고만 있었습니다. 언제 사장이 다시 와서 때릴지 몰라 무섭고 끔찍했습니다.

 

약 한 시간 뒤 사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오후 5시쯤 사장은 저에게 공장 청소를 하라고 시켰고, 오후 6시쯤에는 그만두게 하고 다시 탈의실에 가 있도록 했습니다. 네팔 동료들이 7시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저는 이들과 같이 공장을 나와 기숙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 30분경 사상경찰서 학장지구대에 혼자 찾아가 사장에게 맞았다고 호소했지만, 한국어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고 경찰에 신고를 어떻게 제대로 해야하는 것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구대 경찰관에게 네팔 목사님과 사장의 전화번호를 주었고 경찰관이 두 사람에게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저는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저는 폭행당한 후유증으로 머리와 다리가 몹시 아프고, 너무나 큰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빨리 가족이 있는 네팔로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이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공장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계속 몸이 떨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기만 했습니다. 저를 살려주세요. 저는 더 이상 한국에서 살 수 없습니다. 한국사람만 보면 무서워요. 한국에 법이 있다면 제발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사)이주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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