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 3D업종 中企 많아 내국인 대신 외국인 몰려
잔업 등 주당 70시간 근무 허다… 상당수 휴식공간 없어
  • 경남도내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들어서 있는 김해지역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지만 이들의 작업환경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8일 김해시와 지역외국인력지원센터에 따르면 김해지역 일반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0시간인 데 비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잔업과 특근 등으로 70시간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해시 거주 외국인 근로자는 10월 말 현재 남자 1만2888명과 여자 3165명 등 1만6053명으로 지난해 말 1만3968명에 비해 15%(2085명) 증가했다.

    김해시에는 2005년 말 등록 외국인이 5779명에 불과했다. 불과 6년 사이 1.8배(1만274명)나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들이 김해로 많이 들어오는 것은 지역 내 6300여개 중소업체 중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종업원 20인 이하의 영세업체가 전체 85%를 차지, 이들이 일거리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해시는 영세업체들이 절대 다수여서 2014년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2만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곳 기업들은 내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노동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외국인력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실정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지만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 업종은 내국인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 한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김해=연합뉴스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해 3년간 근로자로 일한 뒤 사업주의 요구에 따라 1년10개월가량 체류기간을 연장한다.

    그러나 일자리는 풍부하지만 이들을 위한 휴식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작업환경도 열악해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

    현재 김해시에 가동 중인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공장 면적이 330∼1500㎡ 내외로 비좁은 데다 이마저도 생산제품 보관과 기계 설치 등으로 휴식공간 설치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 상당수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해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별도의 휴식공간 마련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들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먼지나 쇳가루 등을 그대로 마시면서 조업을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고준기 김해외국인인력지원센터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지만 제대로 된 휴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주는 물론이고 지자체 차원에서 인식개선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창원=안원준 기자 am33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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