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업재해로 불리는 1984년 인도 '보팔 참사'의 책임자들에게 지난 7일 2년의 징역형이 내려진 것에 대해 인도 언론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평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부분은 미국 유니언 카바이드사의 최고책임자에게 어떤 평결이 내려질까 하는 것이지만 정작 '거물'은 평결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2년 징역형을 받은 인도 책임자들에게는 보석이 허용됐고 이들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항소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타블로이드 신문 '메일'은 8일자에서 "인도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제목을 붙였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1면에 "정의는 늦춰졌고 부정됐다"고 적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 뉴스 채널인 NDTV는 1984년 보팔 참사 당시 유니어 카바이드사 회장으로 재직했던 워런 앤더슨이 평결에서 "빠져나간" 점에 초점을 맞췄다. 앤더슨은 참사 직후 인도를 떠났으며 현재 뉴욕 교외에서 살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의 세계이슈 국장은 "인도 고용인들은 유죄 평결을 받았는데, 그는 그저 해외에 머물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처벌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1999년 유니언 카바이드를 인수한 다우 케미컬은 지난 7일 성명에서 미국 임원진은 경영에 연관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버트 블레이크 미 국무부 남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번 평결이 보팔 참사 피해자 가족의 비극을 종결시키기를 바란다면서도 "보팔 참사의 새 국면을 열거나 새로운 요구를 유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당시 유독가스 누출 3일 이내 3천500명이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인도의학조사위원회(ICMR)는 같은 기간 8천~1만명이 사망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이 위원회는 1994년까지 2만5천명이 가스 누출의 영향으로 숨졌다고 밝혔으며, 희생자 단체들은 이 때문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힌두' 신문은 "조사, 책임, 보상 그리고 처벌을 지켜보면서 보팔 참사의 교훈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베랍파 모일리 인도 법무장관의 발언을 전했다. 

jsk@yna.co.kr 

(뉴델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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