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아줌마, 왜 한나라당 찍었나? | |||||||
[진보, 야!] 우파는 그들에게 정치적으로 대답했다, 좌파는… | |||||||
한국은 이미 ‘단일민족’의 나라가 아니다. 극우파와 민족주의자들이 아무리 단일민족을 부르짖든 말든 이미 여러 인종과 민족이 뒤섞인 나라가 되고 있다. 한국사회는 많은 ‘이주민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많은 조선족들과 중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1993년 산업연수생 제도가 실시되면서 아시아 전역에서 산업연수생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또 한 편 대학에서 교환학생제도를 ‘지구화’(혹은 세계화)를 매개로 전세계의 대학생들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어’에 대한 강박증세는 E-2 비자로 수 많은 ‘네이티브’들을 한국으로 소환했다. 이주민에 대한 하나의 그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많은 외국인들의 이야기가 낯설지도 않은 시점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 ‘도망치지 않는’ 베트남 여성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매개로 한국에 들어왔다. 정부는 노동력 ‘공급’ 조절을 위해서 이주노동자들을 적당한 시점에 한 번씩 단속하고, 영세 기업들은 그들을 적당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전국의 공장에서는 컨테이너 박스 안과 '하꼬방' 등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또 다른 한 편에서 꿈꾸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국가에서 국경을 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브로커에게 지불하면서 출국 과정에 들키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한국에 들어와서는 또 정부에 의해 쫓겨나지 않기 위해 불안해한다. 그들에게 ‘포근한’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 많은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대책 협의회> 등 많은 흐름들이 존재한다. 다른 한 편 그들에 대한 ‘공포’가 존재한다.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공포, 그리고 ‘범죄’와 연동되는 생각들, 즉 그들은 왠지 위험하다는 생각. 120만-12만-11만-2만명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의 2.2%가 외국인이고, 0.22%가 결혼이주자이고, 그 만큼의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 1/6이 학교를 다닌다. 쉽게 말하자면 당장 3년 안에 현재 고등학생인 6,600명 중 상당수 코시안들이 대학에 입학한다. 이주자는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다. 또한 결혼이주자의 수는 급증하고 있고, 그 증가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 너머에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오히려 질문하고 싶은 건 지금 좌파가 이주민들을 어떻게 그리면서 한국사회를 바라보고 있냐는 말이다. 선거 후 만난 필리핀 아줌마들 그녀들은 한국에서 ‘영어 강사’가 되기 위해선 더 ‘자기계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TESOL을 수강하고, 한국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미국식 발음’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인 ‘엄마’들과 협상하기 위해서는 프로페셔널한 한국어 구사 능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국민참여당, 자유선진당은 6명의 ‘다문화 후보’를 공천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다문화’ 정치인들을 끌어내기 시작한 흐름에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있었다는 것이다. 달리 이야기하자면, 다문화가정과 다문화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그네들의 정치적 통로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그들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까? 다문화 후보를 공천한 정당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싸움에 연대하지만, 그들을 ‘정치적 주체’로는 보지는 못한다. 그러는 사이 정치권력과 행정력을 가지고 있는 우파들은 그들에게 알량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적당한 ‘정치적’ 위치에 배치하고 있다. 누가 그들에게 더 큰 ‘우군’인가? 좌파는 그네들의 욕망을 알기는 하는가? 게다가 그네들은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 무감하지 않다.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한 명의 ‘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내가 만났던 필리핀 아줌마는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