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금속노조 가입하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영진기업지회... 삼우정밀, 한국보그워너씨에스에 이어 세번째
  김상민 (metalunion) 기자
 
 

지난 12월말 금속노조 경주지부 영진기업지회(지회장 김태연)에 이주노동자 7명(베트남 2, 미얀마 5)이 가입했다. 금속노조에서는 대구 삼우정밀지회, 경남 한국보그워너씨에스 현장위원회에 이어 세 번째다.

 

작년 11월 신규 설립된 영진기업지회는 초반부터 회사의 노조탄압에 시달려야 했다. 조합사무실과 단협체결시까지 지회장 전임을 인정받긴 했지만 5차 까지 이어지고 있는 교섭에서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김태연 지회장은 "투쟁을 통해 복직시키긴 했지만, 지회가 설립되자 보복성 부당해고를 자행하는 등 회사의 조합 파괴공작이 많았다"고도 전했다.

 

지회는 잔업거부 등 투쟁을 통해 상황을 돌파하고자 했다. 하지만 내국인 조합원들만으로는 회사를 상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김태연 지회장은 "외국인이 전체 노동자의 반 정도라 잔업을 거부해도 좀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단협체결 이후에 가입 받으려 했던 계획을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지회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유니온샵을 강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열악한 환경도 내·외국인이 함께 뜻을 모으게 된 바탕이 됐다. 영진기업은 현대차 2차 벤더인 50인 규모의 소규모 사업장이다. 조합원 수는 현재 내국인 28명에 이주노동자 7명이 전부. 김 지회장은 "워낙 영세하다보니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매우 열악한 환경에 시달려 왔다"며 "그 가운데서도 외국인 동료들은 임금이나 노동강도에서 더 차별을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둔 다른 사업장들처럼 영진기업지회도 언어소통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김 지회장은 "다행히 한국에 오래 있던 친구들이 몇 명 있어 어렵게나마 뜻을 모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손짓 발짓 다해도 쉽지 않다"며 "심지어 베트남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현재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실에서는 이주인권연대와 함께 통역을 대동한 조합원 간담회 및 교육을 추진하는 등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ilabor.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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