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방송국] 이주여성인권단체들, 캄보디아 여성 남편 상해치사사건 연대 입장 발표  2009.02.10 13:51:38

지난 2월6일 오후 5시 종로구 숭인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대표:한국염)에서는 대구 이주여성 인권센터 대표인 강혜숙 씨가 참석, 캄보디아 여성 C씨 사건에 대한 그동안의 경과보고와 함께 각 여성 단체들의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주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은 이 문제의 사안이 단지 이주여성에 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국내 가정폭력 사건과 연계한 인권문제로서 YWCA와 이주여성인권센터 전국 지부, 여성의 전화, 아레나,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외노협, 대구 이주노조 인권 연대회의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다.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강혜숙 대표는 “캄보디아 여성  C씨는 현재 구류 상태이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하여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회원이면서 통역을 맡고 있는 캄보디아 이주여성인 췌임씨와 여성의 전화 한국어 강사, 권미혜 변호사, 정지혜 활동가 등이 그녀를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강혜숙 대표 사건에 대한 경과보고

사건의 피의자인 캄보디아 여성  C씨는 1990년 5월19일 생으로 만 18세이며 현재 임신 3개월이다.

2008년 4월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중개로 입국했는데 남편은 1971년 1월23일 생으로 컴퓨터 수리업을 하며 오른쪽 다리 부분에 지체 장애 4급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남편은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편이어서  C씨에게 임플란트를 해주기도 해 “술만 안 마시면 좋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혜숙 대표에 따르면 “ C씨는 굉장히 똑똑하고 성실하지만 그동안의 생활에 대한 일기장이나 메모 등을 갖고 있지 않다. 지금 유치장에 있는데 같이 생활한 친구들에게 탄원서를 써 달라고 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 C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어를 열심히 배웠고 한국어 강사나 동려들에게도 아주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남편이 술을 먹으면 난폭해진다는 얘기는 했으나 맞는다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이는 본인의 자존심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고하였다.


◆ 알콜 중독과 상습 구타로 인한 정황 있는지 검토 중

사건발생은 지난 1월 30일로 2월 3일에 남편의 의식이 회복되었으나 2월 4일에는 남편이 사망했다.

2월 4일 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지부 여성의 전화 한국어 강사가 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지부에 지원 요청을 해 와  C씨에 대한 접견을 했으며 2월5일에 현장 검증이 있었다.

당시 면회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18세의 미성년자이며 사건 당시 상황이 가장 충동적인 상황이며 정당방위가 가능할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고 한다.

2월 9일에 있었던 경찰조사 결과에서 칼자국은 양쪽에 나 있었으며 흉터의 위치가 측면인 것이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밝혔다.



◆ 사건 당일(1월 30일) 상황

C씨의 진술에 의하면 남편은 일 주일에 3, 4회는 술을 마셨으며 술만 마시면 난폭하게 굴고 구타를 했었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은 꼭 집에 와서 계속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면 새벽 3시, 4시까지 부인을 꼿꼿이 앉아 있도록 하는 전형적인 알콜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알콜 중독에 관한 증언이나 탄원을 해 줄 주위의 친구나 이웃이 있을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즉 지속적인 구타로 인한 본인의 자기방어를 위한 최후의 상황으로서의 정황이 참작 가능한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이에 대한 방향을 여성단체들이 연합하여 지원하기로 이 날 결정하였다.

강 대표는 “남편은 형제 가운데 싸움꾼으로 알려진 것 같다.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본인이 진술하였지만 육안으로는 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인 1월30일에  C씨 부부와 남편 친구 3명이 술자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츠홍느엔씨는 남편이 담배를 피우자 임신에 담배연기가 안 좋으니까 피지 말아 달라고 했으나 남편은 담배를 피우자 남편은 손을 들어 때릴듯이 위협했다. 이를 본 남편 친구들이 부인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만류했다.

화가 난 남편은 말리던 친구와 싸움이 붙었다.  C씨는 몹시 무서웠고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니 많이 서러워서 계속 울었다고 한다.

술집에서 나와 다시 남편 친구 집으로 향했고 남편은 계속 술을 마셨다. 집 주인인 친구가 다른 친구의 연락을 받고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가자 남편은 화가 아주 많이 났다.

남편 친구의 아이 방에 C씨가 있었는데 님편이 들어와 죽을 먹으라고 하길래 “임신 중이어서 속이 불편해 나중에 먹겠다”고 했으나 남편이 계속 운다고 트집을 잡더니 마구 때렸다고 진술했다.

집으로 돌아온 친구에게 남편이 억지로 노래방을 가자고 하여(C씨는 남편 친구 집에 남음) 친구 2명과 남편이 함께 갔다. 조금 있다가 남편이 친구 2명이 사라졌다면서 화가 나서 돌아왔다.

부부가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남편이 C씨가 운다면서 핸드폰으로 머리를 때렸다.  C씨는 그러지 말라는 뜻으로 오른쪽 다리를 살짝 쳤더니 남편이 격분하여 욕을 하면서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다고 한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항상 그래왔듯이 슈퍼에 술을 사러갔고 그 사이에 여성은 아파트 경비실에서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밤이 늦었으니 참고 자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집으로 들어가니 시어머니에게 고자질했다며 남편이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겁이 난 여성은 더 이상 때리지 말라는 의미로 부엌으로 들어가서 칼을 꺼내 들었다.

칼을 들고 서있었는데 남편이 넘어져서 찔렸으며 그 이후로는 본인도 정신이 없어서 기억을 정확히 하고 있지 않다. 이후 C씨는 이날 저녁 갔었던 남편 친구 집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알렸다.


◆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중심으로 지원 방안 논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위 사진 왼쪽)는 이날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함께 여성단체들과 연합하여 C씨 사건에 대한 공동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는 변호사와 공동접견을 하고 있으며 한국어 교사와 지부가 번갈아가면서 면회를 하고 있다. 특히 임신 상태로 인한 여성들의 아기 보호 본능을 위한 특별한 심리상황 파악과 심각한 알콜 중독으로 인한 정당방위와 심신 미약 상태에 대한 증거를 모으기로 하였다.  

그리고 전국적인 가정폭력 상담소 및 가정폭력상담협의회 등과 연계하기로 하고 국책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인터넷 상 구명운동과 모금 운동 및 공동서명을 통한 재판 지원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남편 상해치사 사건에 대한 이주여성 관련 단체의 입장

2월10일, 이주여성여성인권센터, 아레나(아시아지역대안교류회), 아시아의 창, 아시아의 친구들, YWCA, 여성의전화,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여성인권연대,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등 43개 단체는 아래와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캄보디아 이주여성C씨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2007년 여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한국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 17.7%가 물리적인 가정폭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여성들은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상습적인 아내구타, 성적 학대, 유기, 인격모독, 폭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남편의 지속적인 구타와 괴롭힘에 대하여 여성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생존을 위한 정당방위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 이주 여성에게 벌어진 단일한 사건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이르러서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주 여성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은 2007년 남편의 폭력에 의해 사망한 후안마이씨 사건과 한국에서의 삶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쩐타이란씨 사건과의 연속성에 있다.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수 많은 제약 상황에 있는 이주 여성들에게 있어, 가정이라는 폐쇄된 공동체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은 때로 이 여성들을 죽음이라는 고통의 기로에 놓이게 함을 목격하게 된다.

가정폭력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6가구 중 1가구에서 발생할 정도로 일상화되어 있으며, 어쩌다가 일어나는 일회성 폭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피해를 당하는 매순간 여성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이렇게 만연된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에 무관심한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가 이번 사건을 불러 일으켰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모두가 가정폭력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가정폭력에 대응하는 적극적이며 실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10대의 결혼이주여성이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지키고자하는 가운데 일어난 정당방위로 보고 여성의 구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동시에 앞으로도 우리는 이주여성이 폭력당하지 않을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에 참가하는 여성 단체들은 다음과 같다.


강서양천여성의전화, 강서양천이주여성의집, 강화여성의전화, 거제YWCA,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광명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의전화, 군산여성의전화, 김포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남양주이주노동자여성센터, 대구YWCA, 대구여성의전화, 마산YWCA,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밀양YWCA, 부산YWCA, 부산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사천YWCA, 수원여성의전화, 아레나(아시아지역대안교류회), 아시아의 창, 아시아의 친구들, 안동YWCA, 울산YWCA, 울산여성의전화,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여성인권연대, 익산여성의전화, 인천여성의전화,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진주YWCA, 진해YWCA, 진해여성의전화, 창원YWCA, 천안여성의전화, 통영YWCA,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사)한국여성상담센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 전남이주여성인권센터, 전북이주여성인권센터,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이상 43개 단체, 가나다순)

  

후원계좌: 농협 725066-51-074593 (강혜숙)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은행 018-10-004688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강혜숙)

  

* 담당 : 허오영숙 (02-3672-8988,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조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