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방송국25일 오후 2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관해  

테러리스트 혐의로 연행된 압둘 사쿠르는 범죄 경력도 없을 뿐더러, 산재 치료와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일해 온 이주노동자였다. 그 밖의 많은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아무런 죄 없이 경찰들에게 폭행당하면서 들려나가고 있다. 이에 경찰들은 “미안하다”라는 립서비스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 이주노동자의 신변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그 어떤 실질적인 방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들은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주체이지 결코 이주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없을 것이다.

나날이 이주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박탈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박탈되는 만큼 싸워서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보겠다는 결의로 6월 25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모여 투쟁하는 자리를 가졌다.
집회에 나온 대오 중에는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평소 이주노동자 투쟁에 함께 하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KTX승무지부, 천지산업, 기륭전자, 우진산업 등 많은 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또한 네팔 UML당의 바하둘 구룽씨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1년간 수감 생활을 한 이주노조 위원장 아노아르는 아직까지도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 표적 단속 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17년 동안 정부의 탄압을 당해오면서 이주노동자들은 그만큼 강하게 성장했으며 이렇게 싸울 때마다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해주어 힘을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집회에 모인 200여명의 이주노동자, 한국노동자, 및 여러 시민사회단체 등은 연행된 압둘 사쿠르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담아 ICC(인도네시아공동체)의 대표에게 전달했다.

무엇보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의 노동자들은 폭행당한 사건들이 잊혀지지 않아 많은 두려움들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신이 하나라면, 흩어져있다면 정부와 사장들의 공격을 더 쉽게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앞으로 이주노조와 공동으로 활동하고 투쟁하면서 박탈되기만 하는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주노조가 강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서울에서 열리는 집중 집회로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힘을 보태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죄 없이 연행되고 폭행당할 뿐만 아니라 단속추방의 도마 위로 오르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더 이상 사람 대우 해달라, 노동자 대우 해달라 라고 공장 밖에서만 외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주노동자 스스로 자기 현장에서 방어할 수 있는 싸움을 지역과 현장에서부터 만드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기에 집회에 오는 많은 연대 단위들 역시 지역과 현장의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함으로써 단속과 현장 싸움에 공동으로 방어할 수 있는 계획들을 스스로 실천하고 이주노동자 투쟁이 이주노동자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조직화하는 활동들에 함께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집회는 이주노동자들의 투쟁 의지와 계획들에 대한 발언을 주체적으로 조직하지 못한 채 여전히 연대하는 단위들의 발언만으로 채워진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2006년06월29일 16: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