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주년 노동절 맞이 전국 이주노동자 투쟁대회

명동성당 이주노동자들의 농성 투쟁은 160일을 넘어 섰다. 농성단은 지난 25일 114주년 노동절 맞이 전국 이주노동자 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투쟁은 이주 노동자들의 농성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한국정부에 확인시키고, 강제추방 저지·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더욱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연대는 강고 하지 않았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회사는 있었지만 노동조합의 깃발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부대표의 연대사가 있었지만 415 총선의 승리를 맛본 민주노동당원들의 참가가 저조한 것도 아쉽다.



한번의 투쟁 대회로 평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114주년 노동절 맞이 투쟁인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430 투쟁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만이 이주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거 함께 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안정 노동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장애인들과 몇몇 노동사회단체들.



160일이 넘는 농성투쟁속에서 메이데이를 앞둔 이주 노동자들의 전국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올해 메이데이가 유난히 조용한 느낌을 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주 노동자들의 집회는 무척 생기가 넘친다. 요즘에는 이주노동자 합법화 모임의 b급의 발랄함이 돋보이는 선전 방식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은 열심히 뺏지를 팔기도 하고 북치고 장구 치고 그렇게 이주노동자들과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 좋다.



샤말의 강제출국, 장기화된 농성 투쟁등으로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은 많이 지쳐 보이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역동적인 구호를 외치고 가장 즐겁게 구호를 외치는 집회는 단연 이주 노동자들의 집회다. 이주 노동자들은 항상 카메라를 들이대면 자신의 요구가 잘 보이도록 사진기자들을 향해 더욱 역동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보여주곤 한다. 그리고 구호 외치는 행위자체를 무척 즐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날 그들의 구호는 생기가 없어 보였다. 많이 지쳤기 때문일까? 114주년 메이데이 기념투쟁인데도 연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더욱 안보였기 때문일까?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힘든 농성 투쟁과정에서도 언제나 다른 투쟁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농성장을 벗어나면 단속추방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그들은 기꺼이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연대해 왔다. 물론 연대는 집회에 몸대주기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농성 투쟁속에서 투쟁의 끈을 놓지 않는 이주 노동자들의 집회에 함께 하는 것은 이들의 투쟁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의 대오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주 노동자들은 투쟁 결의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참세상뉴스
2004년04월27일 13:44:17 용오(batblue@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