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는 현재 진행형”…이주 노동자들의 외침
입력 2018.10.15 (12:30)수정 2018.10.15 (13:04)뉴스 12
 
“‘사장님 나빠요’는 현재 진행형”…이주 노동자들의 외침
[앵커]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하는 이주 노동자는 공식 통계로만 80만 명이 넘는데요, 

이들 대부분은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이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열악한 노동환경의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주 노동자 천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모두 9개 나라 출신입니다.

대부분 외국인 고용허가제 비자, 즉 E-9 비자로 들어온 노동자들인데, 오늘만큼은 일손을 놓고 팻말을 들었습니다.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이들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 업종을 떠맡고 있지만, 긴 노동 시간과 낮은 임금에 시달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위충/중국 출신 요리사 : "저는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지만 휴식시간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ILO,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따라 이주 노동자는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는 한 주에 평균 54시간을 일하고 월 평균 2백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시간에 최저시급을 적용해 계산하면 월 26만 원이나 덜 받고 있는 겁니다.

최저임금은 커녕 정해진 임금조차 주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장님 월급주세요. 열 번 했어요, 약속."]

고용주가 제공하는 숙소 등 잠자리 사정도 열악합니다.

실내 화장실이나 기본적인 화재 안전시설도 없는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일터를 바꾸고 싶지만 현행 고용허가제는 고용주 허락없인 사업장을 옮길 수 없습니다.

[프사드 자민다/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 "다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자연스럽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자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스스로 사업장을 정할 수 있도록 노동허가제를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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