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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들을 짐짝처럼 아무 데나 자게 해선 안 된다"
며칠 전 새벽 부산에서 숙소로 쓰던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잠자던 한 외국인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이례적으로 계속되는 혹한에 대비해 켜 놓은 전열기구가 과열되면서 안타까운 희생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컨테이너 숙소가 당국의 안전관리 바깥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주거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고통을 겪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담한 현실이 뒤에 숨어 있다.
30대 베트남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전기장판과 라디에이터 등의 과열이 화근으로 추정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사고가 발생한 사상구 학장동 공장의 사례에서 보듯,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는 좁은 컨테이너를 숙소로 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치 짐짝처럼 아무 데나 몸을 의탁해야 하는 이들의 처지는 공장들이 몰려 있는 강서구 녹산공단의 경우 더욱 열악하다. 본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대로, 컨테이너 박스에 여러 명의 노동자가 낡은 라디에이터 하나에 의지해 엄동설한을 견디고 있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에 속한다. 콘센트 하나에 여러 개의 전열기 플러그가 꽂혀 있고, 가스기구와 난로 등이 모인 주방이 바로 옆에 위치해 화재의 위험성이 무척이나 높은데도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같은 안전장비는 전혀 없다고 한다.
그동안 무허가 건축물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인권단체의 지적은 누누이 제기된 바 있다. 올 7월 이주노동자의 주거권 보장과 관련된 기준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되풀이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노동자 숙소의 구조와 위생·안전 등 설치 기준을 구체화하고 이를 감독·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법적 정비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주거환경 안전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의무다.
30대 베트남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전기장판과 라디에이터 등의 과열이 화근으로 추정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사고가 발생한 사상구 학장동 공장의 사례에서 보듯,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는 좁은 컨테이너를 숙소로 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치 짐짝처럼 아무 데나 몸을 의탁해야 하는 이들의 처지는 공장들이 몰려 있는 강서구 녹산공단의 경우 더욱 열악하다. 본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대로, 컨테이너 박스에 여러 명의 노동자가 낡은 라디에이터 하나에 의지해 엄동설한을 견디고 있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에 속한다. 콘센트 하나에 여러 개의 전열기 플러그가 꽂혀 있고, 가스기구와 난로 등이 모인 주방이 바로 옆에 위치해 화재의 위험성이 무척이나 높은데도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같은 안전장비는 전혀 없다고 한다.
그동안 무허가 건축물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인권단체의 지적은 누누이 제기된 바 있다. 올 7월 이주노동자의 주거권 보장과 관련된 기준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되풀이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노동자 숙소의 구조와 위생·안전 등 설치 기준을 구체화하고 이를 감독·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법적 정비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주거환경 안전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