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탈리아가 거부한 난민선 입항 또 허가

수단 출신 난민 87명 태운 구조선, 스페인 알게시라스항으로 향해

스페인 난민구조단체의 선박에 구조된 아프리카 수단 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탈리아가 입항을 거부한 지중해의 난민구조선을 스페인 정부가 또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스페인 난민구호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는 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난민 87명이 탑승한 구조선이 스페인 남부 알게시라스 항에 입항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이 수단 출신인 난민들은 고무보트에 의존해 유럽으로 향하다가 지난 2일 리비아 연안 공해 상에서 스페인의 난민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가 운영하는 선박에 구조됐다.

이들은 고무보트에 매달려 50시간 이상을 바다에서 보낸 뒤 강한 태양 빛에 의한 화상과 탈수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을 구조한 선박은 앞서 이탈리아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했다.

난민선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항만을 봉쇄하는 등 강경한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 소식에 트위터에서 "이탈리아만 아니면 어떤 곳으로든 갈 수 있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스페인은 전에도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를 수용해 630명의 난민을 받는 등 오갈 데 없는 난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8월 초까지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에 도착한 난민은 총 2만3천700여 명으로, 작년 한 해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스페인으로 가려다가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명에 달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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