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받는 남자, 하대와 편견에 상처 ‘씁쓸’기사입력 2013-01-08 02:15:37





[TV리포트=오민희 기자] 이국적인 외모 탓에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받는 남자가 등장했다.



7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받는 최상일씨가 출연해 고민을 토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상일씨는 “저는 경주 최씨 사성공파 30세손이다”면서 “제 나이 28세인데 어딜 가든 반말을 듣는다.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반말을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고민남의 외모만 보고는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 무조건 하대하는 것.



이어 최상일씨는 “만취한 사람을 도와주려고 해도 ‘어딜 만져 외국인XX야’라고 막말한다. 그나마 가장 정중한 사람이 경찰이다. 경찰은 정중하게 다가와 불법체류자 집중 단속기간이라며 신원조회를 한다. 이렇게 28년을 살아왔다. 사람들 많은 곳은 피하게 되고 대중교통은 꺼려진다. 왜 이렇게 하대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최상일씨의 이국적인 외모를 공개되자 스튜디오가 술렁였다. 방청객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MC들은 “컬러렌즈를 낀 듯이 눈도 파랗다. 남미 쪽 같다”고 신기해했다. 이에 최상일씨는 “저는 주로 동남아시아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별명이 주로 필리핀 산드로 깜보 등 외국과 관련된 별명 등이다”고 말했다.



가장 속상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최상일씨는 “몇 년 전 아버지가 편찮으셨다. 돈만 겨우 챙겨서 터미널에 들렸는데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저를 잡고 ‘외국인 등록증이 있냐’고 묻더라. 결국 파출소에 가서 신분조회를 하느라 편찮으신 아버지께 바로 가지 못하고 차를 놓쳤다. 관계자는 미안하다고 웃으며 사과할 뿐이었다”고 씁쓸해했다.



이에 최상일씨의 사촌동생은 “형이 어릴 때부터 오해를 많이 받았다. 함께 고향의 초등학교를 갔는데 동네 꼬마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더니 형에게 돌멩이를 몰래 던졌다”면서 “형은 마음이 워낙 여려서 화도 못 내는데 저는 속이 터졌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최상일씨는 “어릴 적엔 너무 쉽게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무서웠다”면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연애 문제를 꼽았다. 그는 “사람들의 편견이 심하다. 소개를 통해 만나게 될 때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 만나면 소개팅 상대가 주선자에게 외국인을 소개시켜줬다고 분풀이한다.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해도 차일 때가 많다. 데이트를 할 때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많아서 주로 차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상일씨는 “제가 외국 사람처럼 생겼지만 외모만 보고 반말하고 무시하는 건 싫다. 편견을 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린 이 사연은 130표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욕설남편과 착한 아빠 사연에 밀려 탈락했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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