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난민 수용 캠프의 실상과 비극

인간 섬 / 장 지글러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2015년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에게해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 섬인 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장소인 ‘핫 스폿’이 됐다.

〈인간 섬〉은 유럽 최대 난민 수용 캠프가 있는 레스보스섬의 실상과 난민의 비극을 담은 책이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는 지난해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의 자격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 그는 이곳을 가리켜 ‘유럽의 수치’라고 단언한다. 실상은 참혹하다. 국경 치안과 난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무기와 경찰견을 이용해 난민을 무자비하게 저지하는 해안 경비대, 가까스로 살아남아 육지에 발을 디디면 심사를 받게 되기까지 계속되는 끝 모를 기다림, 열악한 숙소와 식사, 정신적 내상…. 이 모든 풍경의 이면에는 심각한 정치적 부패가 있다. 유럽연합과 무기 제조·판매·거래상과의 유착, 지원금 혜택을 받고도 난민 저지에만 열을 올리는 국가들.

저자는 현장의 난민, 시민단체 관계자, 관리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모든 난민 캠프는 그 자체로 인권침해이며 즉각 폐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 지글러 지음/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184쪽/1만 3000원. 김상훈 기자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101517574562536&fbclid=IwAR1ezpsPIQVRES5bKtz4lsoRxMstUYOHOLC8xIXZuKB-f18260NKpatwl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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