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고용조사’ 실시와 ‘세계인의 날’ 을 맞아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1200만 명을 초과하였고, 우리나라에는 200여개국에서 온 많은 외국인들이 가정과 직장, 그리고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우리 국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져 중국인의 유입이 크게 늘어났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및 결혼이민자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2007년 처음으로 외국인들이 100만 명을 돌파하였고,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인구대비 약 3% 수준인 161만 명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이 중 90일 이상 장기 체류하는 등록 외국인도 약 125만 명에 이르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단순기능인력과 전문인력을 의미하는 취업자격 외국 인력이 56만명, 결혼이민자가 15만명, 유학생이 8만 5000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의 경제활동인구는 2013년 5월 기준으로 79만 3000명, 외국인 취업자수는 76만명으로 전체 국내 취업자수(2539만 8000명)의 3% 수준이다.

외국인의 증가 속도, 정주형 체류의 증가 및 외국계 주민 자녀의 급속한 증가 등 현재의 외국인 인구 증가의 특성이 지속되면 2020년 외국인과 그 자녀는 전체 인구의 약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외국 인력의 공급은 우리 경제와 사회에 갈수록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일부 업종에서는 외국 인력의 유입 증가로 내국인의 일자리가 잠식되거나 근로 조건의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외국 인력 및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책은 외국인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나, 이주 노동자, 결혼이민자 및 향후 전문 인력이 될 수 있는 유학생 등 관련 외국인 통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인구구조 변화와 고학력화 등으로 일부 제조업 위주의 3D 업종에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위한 통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통계청에서는 보다 세부적인 외국인 근로자 통계의 확충 필요성을 반영하여 2012년 처음으로 “외국인고용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올해 5월 20일부터 6월 3일까지 3번째 조사가 실시된다.

이 조사는 국내에 상주하는 만 15세 이상의 외국인 중에서 표본으로 추출된 10,000명을 대상으로 취업과 실업 등의 고용 상태와 취업 분야를 파악하여 외국 인력의 정책 수립과 국내 노동시장의 연구 분석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언어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및 베트남어 등 13개국의 언어로 표기된 조사표를 병행 사용하고,  법무부, 여성가족부 및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콜센터의 통역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고용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외국 인력의 수급은 물론 내국인의 일자리 정책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5월 20일은 우리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2007년부터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의해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세계인의 날”이다.

최근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에서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이민자에 대한 악플 사건 등으로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특히 유입이 많은 단순기능 인력과 결혼이민자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중소기업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있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사회적 안정성을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법과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들을 남이 아닌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이 존재한다면 법과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들을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포용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대 외국인이 아닌 동등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문화사회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사전에 잘 준비하여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정책들을 잘 구축해야 한다.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들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신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고, 나아가 통일 한국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세계인의 날”을 통해 국적과 문화, 그리고 언어와 피부색을 초월하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4.05.19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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